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047/0002430929
이보다 낭만 있는 축구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울산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상상하던 소년이 클럽의 명운이 걸린 가장 중요한 순간, 결승 골을 기록하며 소속팀을 세계 무대로 진출시켰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HD는 일본의 전통 강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상대를 1-0으로 제압하고 결승 진출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울산 홈에서 열렸던 이번 1차전 경기는 울산의 완벽한 승리였다. 요코하마에 점유율 59%와 슈팅 15개를 허용하며 경기 주도권을 내줬던 울산은 단 3개의 유효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요코하마의 공격력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울산 승리의 중심에는 환상적인 선방을 기록한 조현우와 완벽한 연계 능력을 선보인 엄원상, 주민규가 있었으나 결승 골을 기록한 근본 유스 '이동경'이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을 밝게 빛나게 해줬다.
지난 2020년 울산 팬들은 전북 현대와의 코리아컵 결승 무대에서 역전 패배를 허용한 후,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이동경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소년은 이제 팬들에게 눈물 대신 웃음을 선사해 줬고 자신을 키워준 클럽에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이제 이동경은 푸른 유니폼을 잠시 벗어두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김천으로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