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울산 HD와 울산의 수제맥주 브랜드 트레비어와의 마케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짧은 생각이 들어 글을 써본다.
1. 2017년 볼비어와의 업무 협약 당시
2017년 글쓴이가 관중석에서 직접 구입해 본 볼비어 캔맥주
우리 구단은 사실 2016년 수입 맥주인 '볼비어'와 업무 협약을 통해 문수구장 내에서 맥주 마케팅을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때 위 사진 처럼 저런 캔맥주를 구장 매점과 관중석 내에서 판매하거나 아래 링크와 같이 울산 현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으나, 맥주 가격 책정에 있어서의 다소 높은 가격, 그리고 관중 동원력의 저조에 따른 매출 부진, 알바생에 의한 현장 판매에 있어 미성년자들의 불법적인 맥주 구입 등 여러가지의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쳐 약 1년여 만에 마케팅이 종료되는 경험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타 스포츠(특히 야구)에서 시도되던 관중석 내에서의 알바생에 의한 맥주 판매와 맥주회사의 스포츠 마케팅 시도는 일개 관중이던 본인에게도 아직도 기억이 남을 만큼 신선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https://www.uhfc.tv/board/board_view.php?buid=news_g&no_seq=49105
2. 트레비어와의 업무 협약에 따른 소소한 제언
트레비어는 2003년 시작한 울산지역 대표 수제맥주다. 오늘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울산 HD와의 협업을 통해 구단 전용 맥주 출시와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측 모두 이름을 걸고 시도하는 마케팅인 만큼 물론 알아서들 잘 하겠지만 예전의 맥주회사와의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구장 내에서의 전용 맥주 판매는 당연히 수제 캔맥주 외관에 우리 구단 엠블럼이 박힐 것이고, 매점 내에서 독점 판매가 될 예정일테고 맥주 출시에 따른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구장 내 방문 관중에 의한 입소문과 이미 트레비어가 진행중인 마케팅에 따라 고정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겠지만 좀 더 비약적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트레비어의 울산 지역 내 매장들에서 주말 야간 경기일에 울산 HD 경기일에 맞춰 울산 HD Match Day 마케팅 일환으로 경기 시간 전후로 '펍' 이벤트를 여는 것이 어떠할까 싶다.
영국 런던 토트넘 펍에서 주류와 축구를 같이 즐기는 토트넘 팬들의 모습
코로나 창궐 이후 울산 HD의 성적이 K리그 2연패 등 '떡상'하면서 문수구장 내 서포팅존인 S석 등 일부 좌석들의 예매 전쟁에 구단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팬들은 '이선좌'에 웃픈 사연들이 속출하고 있다.
울산 구단이 성적과 인기에 의해 전국구로 거듭나면서 울산 외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우리 구단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며 직접 축구장을 찾는 골수팬들과 '집관'등을 하는 라이트 팬들을 사로잡는 뭔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경기 당일 직접 현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매장으로 인도해 맥주 한잔 마시며 끼리끼리 또는 개인 팬이라도 울산 HD를 사랑하는 공통 분모를 가진 사람들과의 대리 '연대감'을 응용해 울산 HD 경기를 매장에서 TV를 통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영국식 '펍' 문화를 마케팅으로 삼아보자고 제안한다.
여기서도 나온 내용이지만 우리 울산 HD 유니폼이나 머플러 등 팬임을 드러내는 아이템을 착용한 매장 방문 고객들에게 팬 전용 가격으로 맥주를 제공하거나 아니면 개인별로 메뉴 할인 정책을 펼치거나 시즌 경기일에 몇 번 이상 방문하면 이벤트를 통해 실제 경기장 티켓이나 선수단 사인볼 또는 굿즈를 경품으로 내건다면 매장 방문과 매출도 늘고 팬들 입장에선 직접 경기장엔 가지 못해도 맥주 한잔 하면서 모르던 상대방들과 함께 '울산 HD'를 지지하는 연대감을 느껴 팬과 구단과 맥주회사가 서로 win-win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물론, 실제 시행에 있어 과거 사례에 비추어 여러가지 난관이 있겠으나 트레비어가 울산지역 '향토' 맥주회사라 지역색을 강조할 수 있고 우리 울산 HD가 울산을 넘어 전국구 구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점에서 이번엔 다를거라 생각한다.
하나둘씩 이런 마케팅 시도가 나중엔 우리 구단의 자생력 증진과 우리가 부러워하던 유럽이나 일본의 축구 응원 문화를 따라잡고 나아가 우리만의 고유의 축구 응원 문화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덧붙임) 유감스럽게도 이 글은 맥주가 아닌 '막걸리'를 마시고 작성되었습니다. 내 생각이 조금이라도 '영감'이 된다면 울산 HD와 트레비어는 내게 고마워 하십쇼. 그럼 이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