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쉽지않았지만 나름 알찼던 이적시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도 우리 울산팬들이 아직까지 마음을 놓지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너무나 사랑했던 이청용 선수의 거취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일거에요. 얼마전 루머와 썰방송을 통해 이미 어느정도 알려진 이야기지만 시즌이 끝난 후 이청용 선수와 구단, 조금 더 나아가서는 감독까지 삼자사이에서 의견차이와 갈등이 발생하였고 이 과정에서 서로간의 신뢰에 금이 가는 문제가 생겼었어요.
지금까지 팬분들이 궁금해 하실 수 있는 팀과 선수들의 뒷 이야기, 이적루머, 그리고 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타 구단선수의 발언에 대한 반박 등 그동안 구단과 선수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공유하였지만 이번 이청용 선수의 이야기처럼 구단 내부에서 불거지는 부정적인 이야기는 사실 굳이 공유하지 않는 편이 더 좋지않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고 팬들에게 모든 것을 바쳤다고 느껴지는 선수가 과연 또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이청용 선수의 거취는 우리 울산팬 모두에게 너무나 큰 관심사였기에 조심스럽게나마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괜한 루머로 인해 팀과 선수, 감독 모두가 비난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만약 이번 논란으로 이청용 선수가 팀을 떠나는 것이 확정되었다면 서로간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정리해 팬 분들에게 이야기를 공유했을거에요. 하지만 이청용 선수가 일본 전지훈련에 동행하고 앞으로 서로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많은 시간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세한 내막은 풀지 않을게요. 많이 궁금하시겠지만 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은 부분은 우리 울산팬분들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오늘 오전까지만해도 저는 이청용 선수가 팀을 떠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첫 루머가 나오기 전부터 선수의 거취가 부정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아직 선수의 거취를 알 수 없다고 말씀드렸던건 이청용 선수의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어요. 선수에게 주변에서 코칭스태프, 구단과 직접 통화하고 만나 오해를 풀어야한다는 조언이 많았고 선수도 어느정도 수긍하는 태도를 취했었거든요. 하지만 당장 이틀 후 출발하는 전지훈련을 앞두고도 선수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오지않았고 결국 홍명보 감독이 먼저 팀 내 분위기를 다잡고자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선수의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졌어요. 지금 구단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로 여러 선수들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감독과 선수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개인적인 부분이기때문에 정확한 내용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감독은 우선 선수의 생각을 듣고 반대로 이청용 선수가 지금까지 어떤 잘못을 했었는지, 그때 어떻게 행동하는게 옳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들었어요. 어쩌면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떠나 축구계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서 이청용 선수에게 도움이 될만한 많은 조언을 한 것 같아요. 이청용 선수는 감독과 이야기를 하기전까지도 지금까지 본인의 잘못된 행동을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지만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니 본인이 여러부분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감독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남들이 말하는 꼰대인건지 저는 선수와 지도자, 구단사이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당연히 선수가 먼저 연락을 취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취했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설사 본인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라도 여러모로 우리의 정서에서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감독님은 울산이라는 팀만을 생각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선수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고 대화를 통해 선수를 이해시키고 가르쳤어요. 그리고 덕분에 앞으로도 구단과 선수가 함께 갈 수 있는 활로를 여는 결과물을 얻어냈어요.
특히 여러루머에서 언급되었던 것 처럼 팬들과의 만남의 자리인 토크콘서트에 선수본인은 물론 다른 선수들이 함께 참여하지 못했고 그 중심에 본인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고 받아들인 것 같아요. 행사때문에 지치고 불만을 표출했던 선수들의 이야기를 구단으로부터 전달받고 2023년 마지막 미팅자리에서 "다른 행사는 몰라도 1년동안 팀을 응원해준 팬들과의 자리만큼은 선수들이 올바른 판단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감독의 말과 마음이 이제라도 선수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 너무나 다행인 마음이에요.
(이자리를 빌려 힘들고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팬들만을 생각하며 행사에 참석해준 김기희, 조수혁, 주민규, 루빅손 선수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강한 압박과 따가운 시선속에서도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행사에 참석했고 행사가 끝난 뒤 치욕적인 소리까지 듣기도했지만 그럼에도 티내지않고 팬들만을 생각해주었던 선수들에게는 어떻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해야 할 지 모를정도에요. 물론 선수들이 많이 오지않았기에 실망했을 팬분들을 위해 더욱더 팬들과 밀착하여 행사의 분위기를 밝게 이끌려고 노력했던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저번글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 번 논란에서 구단도 자유로울수만은 없다고 생각해요. 선수는 구단의 입장에서 구단이 고용한 일개직원이고 직원은 구단과 모기업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고 따라야한다는 발상으로만 팀을 운영한다면 이번 사건은 언젠가는 터질 수 밖에 없었던 문제는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구단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감독과 선수에게만 떠넘기지말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현장과 소통한다면 우리 울산은 지금보다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거에요.
물론 아직까지 서로간의 오해와 앙금을 모두 풀었는지는 감독과 선수, 그리고 구단의 속마음이기에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감독님의 전화로 어느정도 오해가 풀렸고 앞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많은 시간이 있는 만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청용 선수를 이번 일본 전지훈련에 동행시키겠다는 방침이에요. 이적시장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아직까지 모든 것이 100%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때문에 또 다른 변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우리 팬분들은 이청용 선수의 거취를 너무 걱정하기 보다 차분하게 마음을 내려놓으시고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이번 일로 한 번 더 확신하게 됐어요. 앞으로 팀에 어떤 일이 일어나건 선수 보다 중요한건 '울산'이라는 팀이고 원팀을 만들기 위한 감독님의 결단과 판단을 믿고 응원하겠다고요. 우리 팬들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확실치 않은 이야기에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기보다는 우리 감독님과 구단을 믿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울산을 지지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