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있어도 이 선수가 팀에서 핵심급이고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판단하면 확실한 금액으로 잡지만 대체 가능해보이거나 감독 전술에 안맞거나, 폼이 떨어지는게 보이는 선수한테는 흔히 말하는 낭만을 챙기지 않음. 선수와 얘기를 해보고 의견 차를 좁힐 수 없다 판단하면 거기서 끝이라는 말임.
이게 우리 구단만 오직 실리를 챙겨서 레전드들한테도 냉정하게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일어나는 일이냐? 역시 아님. 물론 우리 구단이 당장 다음 시즌 우승을 보기 위해 달려가는 구단인건 맞지만 해외 구단들에서도 이런 부분은 여지없이 보임. 당장 국내 구단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모양세고. 서울만 해도 고요한, 오스마르, 박주영 등
해외 구단 중 레바뮌에서 레알도 팀 간판 스타인 라모스랑 주급, 계약 기간 조건이 안맞으니까 협상 중단하고 과감하게 내쳤고 모드리치처럼 자기 포지션에 어린 선수를 영입을 하든 주급 삭감을 제안하든 팀 제안에 거의 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선수는 남김.
우리 구단 예시를 들면, 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이라 나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지만 반사 신경으로 먹고 사는 91년생 키퍼면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님. 언제든 폼 떨어질지 모르지만 구단에서 4년 동안 보여줬던 퍼포먼스랑 장기적으로 봤을 때 등낙이 적은 선수라 예외적으로 시즌 중 홍명보 감독이랑 4년 재계약을 함.
한국 골키퍼 중에 김승규 정도 제외하면 조현우의 꾸준함과 고점에 비교될 선수가 없고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라 판단한거임. 그래서 조현우와 울산 구단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냐 물어보면 그건 또 모르는 일임. 최근 인터뷰에서 폼만 유지되면 40살까지 뛰고 싶다고 말했는데 조현우가 대구 있을 때 딱 37살에 은퇴할거라고 밝힌 바 있음.
선수라는게 뛰다 보면 자기 몸을 가장 잘 알고 더 뛰고 싶은 욕심이 있을 수 밖에 없음. 문현호의 성장세나 다른 유스 키퍼의 등장, 조현우의 에이징 커브가 겹친다고 했을 때 경쟁을 시작하면 조현우 케이스도 구단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시 이적 시장에 나오거나 fa로 풀릴 가능성 높음.
그게 시즌 mvp를 받은 이청용도 김영권도, 팀 레전드 격인 김태환, 이명재 등 모두한테 해당되는 문제임.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을 뿐더러 흔히 말하는 것처럼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음. 팀을 상징하는 선수는 있을 수 있어도. 그 팀을 상징하는 선수도 결국 선수임.
난 개인적으로 우리 팀 기조가 엄청 마음에 듦. 터질거 같아서, 고점은 높았으니, 헌신을 오래 했으니 은퇴까지 보장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런 이유로 팀에 남기는 구단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지켜봤을 때 냉정하게 잉여 자원이 되는 결말일 가능성이 높음.
물론 그렇다고 김태환의 이적에 슬퍼하지 마라, 어차피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될거다라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말은 아님. 그냥 강팀이 되면 될 수록 더 좋은 선수를, 더 가성비 있는 선수를, 더 포텐이 보이는 선수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걸 말하고 싶었음. 선수를 사랑하는, 팀을 사랑하는 마음 그거 하나로 모인 팬들이니까.
마지막으로 힘든 날도 많았고 좋은 날도 많으며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울산에서 오랫동안 헌신했고 팀을 사랑하는게 눈에 보였던 김태환 선수, 정말로 수고 많았고 앞으로 커리어에 행운만 깃들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