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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리볼의 저력이 대단합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이하 수원)은 14라운드 전북을 1:3으로 완파하고, 15라운드 제주에게는 3:2 역전승을 거두더니, 기어이 3위자리에 올랐습니다. 울산과는 이제 승점 1점차.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긴 햇지만, 수원의 최근 기세는 분명히 위협적입니다.

  울산은 지난 10라운드 수원과의 맞대결에서 충격적인 3:0 대패를 당하며 발목을 잡혔습니다. 특히 매탄고 출신 유망주, 강현묵과 정상빈이 합작했던 마지막 골은 '농락 당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굴욕적이었죠. 다행히 그 다음 라운드에서 현대가 더비에서 분전하며 팀 분위기를 회복했고, 선두권 레이스를 이어나가다 다시 한번 수원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울산이 승리한다면, 주말의 현대가 더비에 앞서 전북과 승점 동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패배한다면, 수원에게 2위자리마저 내줘야 합니다. 우승 경쟁에 박차를 가하느냐, 아니면 지금 자리마저 빼앗기느냐. 이번 수원전이 울산에게 중요한 경기인 이유입니다.

 

  수원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구 원정에서 거둔 1:0 패 이후 4경기 동안 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줄부상으로 흔들리나 했지만, 당시 부상을 당했던 고승범, 헨리 등 주축 선수들이 최근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습니다. 다가올 경기에서 수원에게 불리한 조건이라고는 원정 경기라는 점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원의 공격이 어떤 루트로 전개되는지, 수원이 수비 방식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지난 14라운드 전북과의 경기를 바탕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팀 컬러와 전술적 움직임

 

  수원의 팀 컬러라고 할 만한 특징을 하나 꼽으라면, 저는 끊임 없이 뛰어다닌다는 점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수원이 공격 진행 장면을 지켜보다 보면, 선수들이 매우 넓고 빠르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중앙 선수들의 활동폭이 매우 넓습니다. 최전방에서 투톱을 이루는 정상빈은 때때로 윙어처럼 터치 라인 근처에서 공을 받아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들도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고승범, 강현묵, 김민우 등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는 선수들의 위치는, 어느 순간엔 윙어 자리에, 어느 순간엔 스트라이커 제리치보다 높은 위치에 있을 때도 있습니다.

  움직임의 범위가 넓은 것뿐만 아니라, 움직임이 이어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동료의 발 밑보다 빈 공간을 향해 패스를 밀어놓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이건 패스라기보다, 그냥 공간에 차놓고 루즈볼 경쟁을 시키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공간에 공을 밀어놓고 쫓아가게 만드는 형태이다보니, 받는 선수도 마크맨과의 속도 경쟁을 통해 매번 공을 따내야 합니다. 물론, 패스를 한 선수도 또다시 다음 장면을 위해 달려나갑니다.

 

 

 

  이러한 공격 전개 방식 때문에, 공격에 참여하는 수원 선수들은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체력 소모라는 악영향을 낳을 수도 있지만, 그런 리스크를 안더라도 메리트가 있을 만큼 이 스타일은 위협적입니다. 패스워크 과정에서 수원 선수들이 움직이는 만큼, 상대 선수들도 본인의 맨마킹 상대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수비수가 움직이면 수비 블록에 간격이 생깁니다. 그 공간으로 또다시 패스가 시도되고, 다른 수원 선수가 공을 받으러 달려옵니다. 수비하는 팀 입장에서는 마크맨만 쫓아다니다 위험 지역을 허용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수원의 수비 상황, 디펜시브 서드에서의 일반적인 지역 방어와 달리, 수원은 수비수들이 마크맨을 바꿔가며 상대를 압박하고, 동료를 커버하는 모습이 더 빈번합니다. 수원이 수비 위치를 지키고 기다리는 순간은, 상대가 공격 방향을 고민하고 있을 때 정도 뿐입니다.

  5-3-2 형태로 중앙을 지키고, 측면을 내주는 것처럼 기다립니다. 상대가 중앙 공격 전개를 포기하고 측면으로 공을 돌리면, 윙백이 뛰어올라와 공을 받은 상대 측면 선수를 압박합니다. 윙백의 맨마킹 대상이었던 상대 윙포워드는, 측면 센터백(스토퍼)이 측면으로 나와 대신 맡습니다.

 

풀백 이용이 공을 받자 올라와 견제하는 윙백 이기제, 윙어 이성윤을 따라 측면으로 나와 공을 빼앗는 스토퍼 헨리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것은 중앙의 틈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중앙을 막던 수비 블록이 측면의 전진을 저지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그 횡 간격이 벌어지길 유도하는 거죠. 그러나 수원처럼 윙백이 전진해 측면 공격을 견제한다면, 중앙의 미드필더들은 굳이 측면으로 뛰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상대의 의도에 따라주지 않는 거나 다름없죠. 스토퍼가 커버를 위해 측면으로 움직이긴 하지만, 최후방 라인은 백쓰리 포메이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한 쪽 윙백이 전진할 때면 반대편 윙백은 센터백들과 동일 선상에 머물러 최후방 수비 숫자를 채워주고 있으니까요.

 

 

제리치는 부진하고 있을까?

 

  국내축구 커뮤니티에서 수원 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번 시즌 영입한 제리치는 최근 수원의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 강원 시절 보여줬던 골 결정력도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다른 팀 동료들에 비해 활동량도 부족해 팀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뉘앙스의 평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본 최근 경기, 전북전과 제주전에서 제리치는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한 제리치는, 수원의 공격 루트 중 한 축을 맡고 있었습니다.

  수원이 공격 상황에서 상대 골 앞까지 전진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윙백들 전진한 측면 지역으로 공을 보낸 다음, 중앙 미드필더들과의 연계로 상대 압박을 풀어내고 침투하는 최전방을 지원하는 것, 그리고 제리치의 머리를 향한 롱 패스입니다. 제리치는 수원이 중앙으로 전진하려 할 때, 그 피지컬을 활용해 중앙 지역의 공격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키 큰 최전방 공격수가 타깃맨 역할을 하는 것이 무어 그리 대단한가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리치가 중앙에서 공중볼 경합을 해주는 것이 수원의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화면 캡처 2021-05-15 173925.jpg

SofaScore 기준, 리그 8경기 이상 출전한 공격수들의 경기당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와 그 성공률. 제리치는 성공률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무리 팀의 주력 공격 루트가 측면이라 하더라도, 중앙을 활용할 수 있는 루트가 확보되어 있느냐 없느냐는 수비하는 상대 입장에서 크게 다릅니다. 측면 공격만 집중해서 막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대표적인 케이스를 우린 꽤 자주 봐 왔습니다.)

  광주처럼 측면 지역의 압박 강도를 높여 상대를 터치라인으로 밀어내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아예 공을 측면으로 보내기 전에 전방 압박으로 후방 지역의 미스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측면은 중앙에 비해 위험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여차하면 파울로 끊어버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중앙에 효율 좋은 타깃맨이 존재한다면, 신경 써야 하는 부담이 늘어납니다. 가장 큰 부담은, 전방 압박을 쉽게 시도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전방 압박을 하다 수비 라인들의 종 간격이 벌어진다면, 상대가 타깃맨을 향해 롱 패스를 시도했을 때, 그 주변 지역의 세컨드 볼 싸움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전방 압박을 포기하면 상대는 비교적 편하게 하프 라인을 넘어올 수 있겠죠. 측면 지역의 연계로 수비 블록을 흔들고, 공격을 진행할 것입니다. 게다가 수원은 롱 패스를 활용한 좌우 방향 전환을 굉장히 자주, 능숙하게 시도하기 때문에, 측면 지역의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도 꽤나 리스크가 큽니다.

  제리치는 전방 압박을 자주 구사하는, 전북과 제주를 상대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최근의 득점 페이스를 떠나, 박건하 감독도 제리치가 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략 포인트

 

  팀의 기술적 수준이 그야말로 상대를 압도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많이 뛰는 축구를 상대하는 것은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닙니다. 많이 뛰는 선수가 많다는 것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공격 전개, 세컨드 볼 다툼, 수비 안정감 등, 머릿수 싸움은 다양한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런 팀을 상대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평소보다 더 자주 움직여야 합니다. 상대 압박을 풀어내기 위해 공 가진 동료를 더 자주 지원하고, 파이브 백 수비 라인을 흔들기 위해 더 자주 움직여야 합니다. 공을 중심으로, 적어도 상대와 비슷한 머릿수가 배치되어야, 질적 우위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겠죠.

 

  수원의 지역 방어 방식은, 어찌 보면 강원과 흡사합니다. 수비라인을 제외한 다섯 명이 좁게 모여 중앙 지역을 틀어막습니다. 강원전 애를 먹었던 울산이 3일 동안 새로운 해결책을 준비해오지 못했다면, 이번 경기에서도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공격으로 득점해내기가 어렵다면 역시 세트피스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세트피스 성공률이 썩 좋지는 않은 울산이지만, 그래도 위협적인 키커들이 많으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생각합니다. 수원과 제주의 지난 라운드 경기, 주민규가 기록했던 선제골 또한 프리킥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리뷰 예고

 

수원 삼성전 전반전 리뷰 (수원전 하프 타임 중 업로드 예정)

전북 현대전 전반전 리뷰 (전북전 하프 타임 중 업로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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