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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여기 남아있다.

 

 

9번째 준우승. 2회 우승을 포함하면 울산현대는 합계 11년을 우승 경쟁했다.

12 13 19 20년처럼 막판까지 가는 우승 경쟁도 있고

이전 성남일화에 밀려 큰 승점 차이로 준우승했던 적도 있다.

같은 준우승이라도 끝까지 가는 우승 경쟁의 결과가 준우승이면 허탈함과 무력함이 배가 된다.

 

12, 13년 이후 올해까지 남아있는 선수는 없다.

그나마 있던 강민수와 김승규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타팀으로 이적했다.

선수는 물론 코치진도 전부 달라졌다.

12, 13년 이후 오늘도 문수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 울산현대 팬뿐이었다.

 

정말 괴롭다.

12팀 중 2등이면 잘했는데.... 잘했는데... 괴롭다.

서울대를 못 가고 연고대를 갔던 친구가 생각난다.

연고대도 좋은 대학교지만 그 친구에겐 서울대를 못 가서 마지못해 간 학교라 한동안 괴로워했다.

그때는 잘 몰랐다.

"그래도 연고대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던 내 생각이 울산현대를 통해 그 경험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게 되었다.

 

9번의 2위, 하필이면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런 진기한 기록을 가지고 있음에 숨이 막히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놀리기 좋은 조건이라 여기저기 물어뜯기고... 울산경기를 그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21년 문수경기장을 채우고 승리를 응원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또 남아있다.

 

 

2. 시작은 좋았다.

 

 

고명진을 시작으로 원두재 조현우 정승현 윤빛가람 김기희 그리고 이청용

KKK가 좋아하는 국가대표를 긁어모으면서 우승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리그 일정이 밀려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하는 재미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리그가 시작하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는 다르다'라고 시위하듯 상대를 압박했다.

전북에 패배하기 전까지 질 경기 비기고, 비길 경기 이기면서 우승팀에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달콤한 희망을 꿈꾸기 시작했다.

 

 

3. 김도훈 감독님 왜 그랬어요

 

 

하지만 전북과의 대결에서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첫 대결이야 신진호의 경기 전 부상, 김기희 퇴장 등 변수가 있었기에 팬들은 속 쓰린 아픔을 참아냈다.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에는 너무 잔인한 경기라서 그냥 속으로 아픔을 삼켰다.

이후 전북을 만나기 전까지 어찌어찌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대망의 2차전

새로운 전술이다.

왜 전북하고 경기하기 전에 실험하지 않았을까

리드하고 있던 수많은 경기에서 왜 먼저 실험해보지 않았을까

너무나 많은 의문만 남긴 2차전이었다.

 

이후 포항과 전북에 연패를 기록하면서 김도훈 감독의 장점인 선수단 관리에도 문제가 있음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사실상 울산에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만 자아내고 있다.

솔직히 세계축구의 한 획을 그은 모리뉴 사단 출신 감독과 맞대결에서 무조건 승리를 강요하기에는

김도훈 감독에게 가혹할 수 있다.

 

승리 공식을 알고 있는 전문가에게 많이 깨지면서 김도훈 감독은 자신의 그릇의 한계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그것을 느꼈기에 19년 참사 이후 다시 감독직을 이어간다는 말이 나왔을 때 지지했다.

'느낀 점이 있겠지', '달라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발전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김도훈 감독님 왜 그러셨어요...

 

 

4. 또 준우승

 

 

결국, 또 준우승이다.

인스타나 축구 커뮤니티나 울산을 놀리는 사람이 많다.

 

이동경이 말하길 '자랑스러운 2등'이다.

울산 팬에게 2등은 자랑스러울지 슬플지 모르겠으나, 일단 우리 선수가 팬을 걱정하듯 2등을 자랑스러워하자고 제안했다.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인스타에서 포항항을 외치면서 누구보다 우리의 2등을 반기는 사람을 봤을 때

'우리는 포항을 상대로 3승 1패를 기록했는데 왜 쟤네는 우리에게 깝죽거리지?'라는 생각

'그래도 3위 팀보다 2위 팀이 잘했는데 이 정도는 3위 팀의 꿈틀거림으로 이해하고 넘어갈까?'라는 생각

'아니야 그래도 포항 서포터즈가 우리 원정 팬 폭행한 사건에 관해서 연맹이 사과하라고 했는데 배 째라고 넘어간 건 괘씸하잖아?'

'포항 구단도 사과 안 한다고 배 째고…. 작년 최종전 유상철 감독을 위한 묵념 시간에도 탐을 치던 사람인데 어찌 보면 상종하지 못할 존재인가….'라는 생각

 

하지만 포항항 글자에 열 받는 건 결국 우리다.

북한과 한국의 관계가 이럴까 싶다가도 그냥 인스타를 끈다.

괜히 작년과 올해 우승 못 한 우리 팀이 밉다가도 그냥 거기서 생각을 멈춘다.

미워해도 내년에 갈 것이고... 미워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준우승…. 할 수도 있지...

그래도 내년엔 우승해보자...

 

정말 잘했지만…. 슬픈 1년이었다...

안녕 2020 하나원큐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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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edus223 2020.11.02 00:02 (*.231.18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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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경 2020.11.02 00:17 (*.39.24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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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손빛현우 2020.11.02 00:39 (*.238.6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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