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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박주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을 향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유튜브 개인 채널을 통해 지난 5개월 간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내용 일부를 공개한 건 비밀유지 서약 위반이라는 이유다. 이번 전력강화위는 회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유출될 정도로 보안 유지가 안 됐다는 비판을 늘 받아왔다. 중요한 시기엔 내부 단속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던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절차를 마친 뒤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위원에게는 법적 대응과 날 선 입장문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박주호 위원을 향한 축구협회의 대응에 반발 여론이 거센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보자 유출, 협상 상황 등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던 내부 정보 유출은 정작 막지도 못한 채 쩔쩔매던 축구협회가, 정작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가한 박주호 위원을 향해서만 이제 와서 법적 대응까지 운운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주호 위원은 실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전력강화위원이었다.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다름 아닌 현 전력강화위원이 납득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 나아가 지난 5개월 간 전력강화위 내부에서 느낀 문제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건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 그 자체만으로도 그간 전력강화위와 축구협회의 행정이 비정상이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과연 1987년생의 ‘젊은’ 박주호 위원이 아닌, 다른 나이가 많은 위원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면 과연 축구협회의 날 선 입장문이나 법적 대응을 운운하는 반응이 똑같이 나올 수 있었을까. 클린스만 사태를 겪고도 지난 5개월의 시간이 결국 ‘처참한 실패’로 끝나버린 지금, 전력강화위원의 용기 있는 쓴소리에 반성의 메시지도 아닌 날 선 대응부터 나오는 축구협회의 반응은, 이제는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