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까지만 하더라도 수원 FC전을 지휘했고, 이후 시즌 구상에 대해 언급하던 홍명보 감독이다. 하지만 경기 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과 접촉했고, 상황이 급변해 부임만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만 남았을 뿐 홍명보 감독의 취임이 확정적인 것이다.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치의 개입을 엄금하고 있다. 그 때문에 각 나라의 축구협회에도 개입이 금지되며, 이를 어길 시 국제대회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각 나라 축구협회 회장은 선수 출신 등 축구인들이 주로 맡는다. 우리의 경우 안정적인 KFA 운영을 도울 수 있는 기업인들이 주로 맡아왔다. 현재는 HDC 회장인 정몽규 회장이 직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당성을 직접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KFA와 축구대표팀은 국민들의 지지로 나라를 대표하는 권한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KFA와 축구대표팀이 응원받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 단체, 축구 팀이기 때문이다.
이번 해에도 병폐는 이어졌다. 2월 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지만, 이후 감독 선임에 지지부진했다. 3월에는 황선홍 당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으로 끌어다쓰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또 한 번의 참사를 맞이했다. 6월에도 김도훈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쓰며 감독 선임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말 뿐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역량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2연패를 달성하며 K리그서 위용을 보여주는 감독이다. 그런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에 A대표팀에 복귀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것은 미지수다.
문제는 전혀 견제가 되지 않는 KFA 정몽규 회장이다. 승부조작범을 사면해 내려오라고 온당한 국민들이 비판을 해도, 아시안컵 참사를 만들어 사퇴하라고 국민들이 온당한 비판을 해도, 올림픽 진출에 실패해 물러나라고 국민들이 비판을 해도 전혀 소용이 없다. 이를 넘어 이제는 4선 연임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