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5yPLOXYl
수비진 줄부상에 신음하는 울산HD의 홍명보 감독은 지향하는 후방 빌드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에 한탄하며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수원FC와 K리그1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수비수의) 패스가 어디로 나가느냐에 따라 공격 루트가 달라지는데, 수비수의 빌드업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홍 감독 체제에서 K리그1 2연패를 차지한 울산의 색채는 명확하다. 최후방 수비수의 발끝에서 공격이 시작한다. 전방에서는 개인 전술을 지닌 2선 요원과 최전방 공격수가 변화무쌍한 패스로 기회 창출을 해낸다.
지난해 패스 성공 횟수만 봐도 엿 볼 수 있다. 울산은 1만9796개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공격 지역으로 향한 패스만 따로 구분해도 4294개로 12개 팀 중 최상위다.
그 중심엔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이 존재했다. 김기희, 임종은 등 중앙 수비 파트너가 묵직하게 후방에서 버텨주면, 김영권이 패스 줄기를 잡아주는 구실을 해왔다. 올 시즌 상반기에 김영권이 극심한 부진을 겪긴 했으나, 부상으로 아예 빠진 요즘 그의 공백이 또렷하다.
김영권은 지난 6월1일 전북 현대전 이후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당시까지만 해도 리그 패스 성공 횟수에서 전체 7위(893개)에 해당, 울산 선수 중 유일하게 ‘톱10’에 포함됐다. 전방으로 향한 패스는 전체 1위(403개)다. 400개를 넘긴 건 그밖에 없다.
홍 감독은 센터백으로 탈압박에 능한 김영권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빌드업 색채를 표현해왔다. 올 시즌엔 또 다른 베테랑이자 안정적인 빌드업을 자랑하는 황석호까지 수혈하며 김영권과 주전 요원으로 뒀다. 그런데 최근 김영권은 물론 황석호도 고관절 부위가 좋지 않아 빠져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나이가 많은 울산 수비진이 최근 노쇠화한 것을 두고 ‘노인정’, ‘한물갔다’는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세대 교체가 필요한 시기지만 이들의 대체자를 빠르게 수혈하거나, 기조 색채를 단번에 바꾸는 건 쉽지 않다. 홍 감독의 고민이 짙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