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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39·은퇴)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이근호가 후배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까닭이다.
그리고선 자책했다. 이근호는 “모든 팬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건 절대 아니”라며 “일부 팬의 과격한 행동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이어 다음과 같은 생각을 전했다.
“나와 같은 선배들의 잘못도 큰 듯하다. ‘우린 팬이 있어 존재한다’는 얘길 매일 들었다. 선수는 팬이 어떠한 행동을 하든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요즘 일부 팬은 경기 후 선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로 입에 담기 힘든 폭언, 욕설을 쏟아낸다. 이와 같은 문제가 5월 1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게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정말 바뀌어야 한다. 개선된 응원 문화를 만들고자 K리그 모든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K리그는 팬들이 있어 존재합니다. 팬들에겐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K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입니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면서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에요. 선수들도 감사함이 있어 팬들에게 더 다가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다만 팀을 제아무리 사랑한다고 한들 격한 행동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세상에 사랑한다고 해서 폭력이 정당화되는 곳은 없습니다. 폭력은 잘못된 겁니다. 말 한마디가 칼날보다 날카로워서 가슴에 박히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선수들에게 좋은 말만 해달라는 건 아니에요. 선수들이 프로로서 느슨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땐 따끔하게 비판받아야죠. 하지만, 폭언, 욕설은 정도를 넘어선 행위입니다.
K리그 모든 구성원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히길 기원합니다. 선수협 회장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발 벗고 나설 것입니다. K리그 팬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K리그가 더 많은 팬과 함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리그가 될 수 있도록 미약하지만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