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부터 엄원상이라는 카드가 울산이 가진 가장 강력한 수비카드라고 생각했음. 최근 몇 년간 울산은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대 팀들은 늘 울산을 상대하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들을 보임. 그리고 그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한 가장 큰 원인이 엄원상이라고 생각함
우리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 대부분이 좁은 공간에서의 연계와 탈압박 능력이 타팀의 플레이메이커를 방불케 함. 이런 패스능력이 월등한 팀 상대로는 라인을 올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압박을 해야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고 좋은 반격 기회들을 많이 취할 수 있는데, 엄원상 단 하나로 그 모든 반격 기회를 무산시킴
"야 엄원상 뛰면 못 잡아 라인 올리지마"
"아 지금 압박하면 좋은데 엄원상 뒷공간보네 포기하자"
이런 생각들이 상대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에 감도는 순간 그냥 라인 내리고 쳐맞는 결말밖에 없음.
근데 진짜 문제점은 여기서 드러남. 이런 엄원상의 장점은 본인 스스로도, 그리고 팀원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음. 요즘 특히 자주 보이는 모습인데 역습할 때 엄원상한테 가는 공들은 거의 엄원상 발 밑이 아니라 한참 앞에 쓰루로 떨궈줌. 물론 엄원상은 패스가 조금 길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다 받아주긴 함.
약속된 훈련의 결과인 지 쓰루패스를 받는게 익숙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엄원상도 분명 이를 알고 있는 것 같음. 패스를 받을 때 본능적으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는 모습이 많이 연출됨. 때문에 쓰루패스가 굴절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발앞에 떨구는 패스를 받을 때 순간적으로 타이밍을 놓치는 모습이 간간이 나옴...
원상이가 가진 다양한 무기들을 봐왔던 울산팬들 입장에서는 더욱더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거 같음 ㅜㅠㅠ 그래도 원상이는 결국 믿음으로 기다리면 결과로 보답하는 선수니까 끝까지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