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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태국과 원정 경기에서도 자칫 잘못하면 전철을 밟을 뻔했다. 이재성이 전반 19분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또다시 상대 공격을 쉽게 받아주면서 수세에 몰렸다. 스로인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해 동점골을 헌납할 뻔하기도 했다. 조현우가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슈팅을 막아냈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런 분위기 로 태국 공격에 밀렸고, 조현우가 '빛현우 모드'를 가동하며 최후의 방어선을 내주진 않았다.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골키퍼가 계속 빛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쉬이 이해를 하기 힘든 불편한 상황이다. 선제골을 넣고 리드를 잡았을 때,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오는 부분을 역이용해 추가 득점에 성공할 수 있는 경기 운영과 집중력이 필요했다. 2023 아시안컵 때도 그랬지만, 이기고 있을 때 경기 내용이 더 안 좋아져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조현우의 '불편한' 선방이 몇 차례 이어진 후 한국은 승리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9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멋진 개인기와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작렬했다. 후반 37분에는 코너킥 공격에서 절묘한 세트 피스로 쐐기포를 뽑아냈다. 김진수의 크로스를 김민재가 엄청나게 높은 타점에서 헤더로 떨어뜨렸고, 박진섭이 통렬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가 '지키는 힘'이다. 앞서 나가면서 여유 있게 리드를 계속 유지하고, 기회가 오면 더 달아나는 힘. 3-0 대승 속에 가려졌지만 현재 한국 대표팀에는 그런 힘이 부족해 보인다. 조현우의 빛나는 선방쇼가 불편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