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모습을 숨기고, 말을 아낀다. 어쩌다 입을 열더라도, 유튜브 출연이 전부다. 훈수 두면서 강건너 불구경 하듯 말하기도 한다. 정작 바른 말을 해야 하는 사람 앞에서는 침묵한다. 이게 지금 우리 '축구인'들의 민낯이다. 지난 번 승부조작 관련 사면 사건을 시작으로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팬들은 '축구인', '경기인', 그 중에서도 '스타 플레이어' 출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었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축구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축구로 받은 사랑, 축구로 돌려드리겠다." 이는 허울 뿐인 약속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장에는 코치가 없다고 아우성 치는데, 도전하는 이는 없다. 힘겨운 코치 생활 없이 바로 감독이 되기만 원할뿐, 정작 경험을 쌓는 것은 주저한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나이 많은 '어른'들을 대신하겠다는 이들이 없다. 방송 출연, 해설, 유튜브 등 편하고 돈이 되는 길만을 택한다.
물론 각자가 가고자 하는 길도 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꽃길'만을 걸을 수는 없다. 필요한 순간에는 진흙에서도 구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축구인으로서의 책임감이다. 지금 위기를 겪는 한국축구에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축구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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