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면서 처음 드는 이상한 감정이네요
당장 올해 문수구장에서 입을 수 있는 유니폼 한벌 없습니다
남들 손흥민, 이강인에 열광할 때 기죽지말라고 더 큰 목소리 내고 한명만 바라봤던 제가 불쌍할 뿐입니다
울런트가 전북 보내려할 때도 안간다고 뻐팅기던 선수가
FA로 직접 이적을 선택한다니 허탈해서 욕도 안나오네요
욕할 힘도 안납니다
첫 유니폼 샀던 경기에 바로 2어시스트로 리그 라운드 MVP 먹고 경호원들 뿌리치고 두손 꼭 잡고 웃으면서 고맙다고 사진 찍어주고
2019년 오랜만에 A대표팀 발탁 됐을 때 국대 유니폼 무조건 산다고 정품 유일하게 팔던 나이키 강남점에 수고비까지 두둑하게 주고 친구한테 심부름 시켰던 제 자신이 밉습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에 6년동안 꾸준히 유니폼 수집한다고 끌어올리기 반복
매년 유니폼 마킹 고민 안했던게 이렇게 터지고 말았네요
항상 먼저 기억해주고 안부 물어주고 게임 같이하고
힘이 된다고 유니폼도 직접 주고 마지막에는 먼저 포옹까지..
그런 추억들은 이제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버렸네요
2018년 3월 친정팀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상주상무 선수에게 반했던 난데
2024년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울산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저는 어떤 모습일까요
당분간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