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23년 12월 3일, 리그 우승 시상식이 있는 날이자 현대가더비가 열리는 날이었음.
나는 올해 현생 이슈로 수도권 원정은 다녔지만 문수는 첫 방문이었음.
그 덕에 진짜 졸라 설레는 마음으로 1시에 자고 4시에 일어나서
정갈하게 목욕재개 후 5시 27분 기차를 타기 위해 5시에 집을 나섰음.
본인 집은 택시를 타면 차가 안밀린다는 가정 하에 서울역까지 6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음.
근데 아뿔싸 씨@봉방것 집 앞에서 15분동안 택시가 안잡히는거임...
좆됐다 싶어서 카카오택시 어플 켜서 카카오T 블루를 봤는데 블루도 없다고 뜸...
사고친 데빌구마냥 어떡하지 어떡하지 춤추면서 계속 새로고침 했는데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17분에 블루가 있다고 떴음
그래서 광클했더니 4분 거리에서 오고있는거임...
기사님한테 서둘러달라고 전화하려는데 전화도 안받으심 ㅜㅜ
존나 속으로 울면서 기사님 빨리와주세요 제발 이러고 있는데 20분에 도착하심.
그래서 내가 서울역이요 제발 기사님 저 27분에 차 타야해요 ㅜㅜ 했더니
기사님이 허허 웃으시며 알겠다고 진정하라고 하시곤
갑자기 이니셜D 드라이버 마냥 밟기 시작하셨음
그리고 결국 서울역에 25분에 도착함
따로 결제할 것도 없이 자동결제 택시라서 기사님한테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외치곤 바로 열차 타러 뜀
ㅅㅂ 근데 서울역 왜케 계단이 높은지 헉헉대면서 짐들고 가는데 진짜 죽겠더라
심지어 내가 내린 곳에서 먼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와있어서 진짜 놓치면 좆된다는 마인드로 뛰었다
내가 20대 들어서 이렇게 열심히 뛴 적이 있나 싶은 정도로 뛰었음...
아마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손흥민이 골 넣으려고 뛰었던 것 만큼 절실하게 뛰었던거 같음
근데 존나 뛰어 에스컬레이터 도착해서 내려가는데 열차가 문을 닫으려고 치익 하는거임
내가 존나 쪽팔림 무릅쓰고 역무원님한테 제발!! 저 타야돼요!!! 하고 외치니까
역무원님이 웃으면서 뭐라고 무전 하시고 문 안닫히더라
그때 진짜 역무원님 뒤에서 후광 보이는 줄 알았음
존나 뛰어내려가서 감헉헉사합헉헉니다헉헉 하니까 얼른 타시라고 그래서 바로 탑승함
운좋게도 좌석이 9호차였나 그래서 그냥 탄 열차칸에 바로 짐 놓고 자리 찾아서 앉음
그리고 한여름 강아지마냥 10분 넘게 헉헉댄듯
진짜 내 인생에서 손에 꼽힐 만큼 스펙타클한 30분이었음
그렇게 열차 타고 7시 54분인가 울산 도착함
설레서 열차 안에서 잠도 안오더라
8시 15분 출발하는 5004번 타고 문수로 가는데 내 뒤에 울산 유니폼 입은 사람 있어서 내적 친밀감 존나 느끼면서 갔음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키오스크로 팬샵 대기순번 체크해야된다는 개축갤 글 보고 존1나 뛰었음
근데 키오스크 위치는 E6게이트인데 내가 문수는 오랜만이라 지리를 헷깔려서 반대로 W석쪽으로 올라와버린거임...
시바시바 거리면서 어깨에 가방 메고 존123나게 뛰었음 또
헉헉거리면서 도착하니까 E1 게이트 앞에 줄서있더라
이건 또 뭔 줄이지 싶어서 보다가 일단 팬샵 대기열 등록하고 와서 서야겠다 싶어서 키오스크 등록하러 뛰었음...
그랬더니 8시 43분에 예약했는데도 내 앞에 38팀 있더라 ㅁㅊ
이제 대기열 등록도 끝났겠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E1 게이트에 줄서있는게 다시 보이더라
그래서 일단 뭔진 몰라도 나도 줄 같이 섰음
앞 사람한테 이거 무슨 줄이에요? 물어봤더니 그 사람이 팬샵 줄이라는거임
그래서 ????????뭐지 ㅅㅂ 저거 예약하는걸로 끝 아닌가? 이러고 개축갤에 물어봄
그랬더니 댓글로 그냥 키오스크만 하면 된다는거야
그래서 이 앞사람이 뭔가 잘못 알고있나보다 싶어서 줄 맨 앞쪽에 선 사람한테 가서 다시 물어봤음
이거 무슨 줄이에요? 그랬더니 팬싸 줄이라는거임
그거 듣자마자 아~ 감사합니다 하고 망설임없이 짐 들고 줄 이탈함
당장 배고픈데 팬싸는 무슨
그래서 걍 울대 앞으로 밥먹으러 감
근데 울대 근처 식당들이 다 10시 반 이후에 연다는거임
심지어 믿음의 삼산밀면마저 그렇다길래 존나 좌절하면서 걍 맥도날드 가서 햄버거 먹으며 폰 배터리나 충전해야겠다 하고 갔음
근데 ㅅㅂ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맥도날드는 10시 이전엔 주문 가능한게 맥모닝 밖에 없다는거
게다가 울대 맥도날드에는 손님이 쓸 수 있는 콘센트가 없다는거?
울며 겨자먹기로 커피 한 잔 사들고 올라왔는데 꽂을데가 아무데도 없는거임 ㅅㅂ
그래서 아 야발야발 거리면서 아이스커피 원샷때리고 쟁반 내려놓고 바로 튀어나와서
스벅이나 가야겠다 하고 스벅으로 출발함...
근데 가는 길에 문 열린 김밥집이 있는거임 우하하
그래서 바로 들어가서 김밥 두 줄 싸달라고 하고 포장해서 갖고 스벅으로 ㄱㄱ싱 함
가서 폰 충전하면서 커피나 뜨끈하게 한 잔 조지면서 펨코랑 울티 보며 10시 30분까지 기다림
그러다가 시간 됐길래 카카오T 바이크 찾아서 타고 다시 문수로 ㄱㄱ씽 함
문수에 45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키오스크는 치워져있고 사람들 E6게이트에 줄 엄청 서있더라
그래서 물어보니 그냥 게이트 입장은 줄 선 순서대로 하시면 되고 팬샵은 예약 순번대로 입장 가능하다길래 맘놓고 기다렸음
드디어 11시가 되고 입장함
근데 내앞 사람들 팬샵 앞에서 다 줄서더라
얼핏 봐도 60명은 넘어보여서 내가 거기 통제하는 사람한테 저 아침에 예약해놓고 갔는데요 했더니
몇번이세요? 이래서 39번이요 이러니까 앞뒤번호 찾아서 줄서면 된대
그래서 앞쪽에서부터 몇번이세요? 몇번이세요? 이러면서 찾아서 줄섰음
그랬더니 내 뒷쪽 사람들이 뭐야 저사람 왜 끼어들어요? 이러더라 ㅅㅂ
그걸 들었는지 줄 관리하시는 분이 대기열 등록하셨어요? 하면서 묻더니
웨이팅 안하신 분들은 앞쪽에서 순번 등록해주세요~~~ 하니까 또 우르르 감
몇몇 사람들은 욕하던데 진행요원님 고생 많으셨을듯
암튼 그래서 내 앞에 30번까지인가 입장하고 난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어떤 남자분이 내 앞사람한테 안쪽에 골키퍼킷 있어요 이러는거임
그래서 내가 존나 난 아무것도 못들었다 하는 표정 유지하면서 귀 기울였더니
"매대마다 하나씩 걸려있는데 다섯갠가 여섯개 걸려있어요" 이러는거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메 시@봉방것 오늘의 불운은 이걸 위해서였나보다 싶어서 두근대면서 기다리는데
때마침 진행요원님이 40번까지 들어가실게요! 하더라
그래서 존나 거의 블리치 사신마냥 순보 쓰는 속도로 앞 사람 제끼고 걸어들어가서 유니폼 걸린 매대를 매의 눈으로 찾음
찾자마자 가운데쯤 노란 유니폼 있는거 발견하고 바로 뛰어서 감
근데 아뿔싸 사이즈가 S인거임
그거 보자마자 진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택 뒤집어서 사이즈 확인 힘들게 넣어서 걸어두고
바로 왼팔 뻗어서 옆 매대의 유니폼 집음
그리고 그건 운 좋게도 L사이즈더라
옳커니씨발 됐다 이거면 다 필요없다 하고 그냥 다른 유니폼은 쳐다도 안보고 트레이닝복 있는 쪽으로 갔음
세상 다 가진 기분으로 이것저것 뒤적대는데 맘에 드는 옷들은 L사이즈 XL사이즈 없길래
22어웨이 유니폼 바지만 5천원에 떨이하는거 M사이즈로 샀음
어차피 5천원이니 안맞으면 누구 주던지 한다는 마인드로 하나 집어서 유니폼이랑 같이 계산하고 나옴
근데 나중에 집 와서 입어보니 M사이즈가 맞더라 ㅅㅂ
트레이닝복 위아래로 M사이즈 있던거 같은데 찾아서 살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암튼 그래서 나와서 마킹하려고 바로 옆 마킹부스 갈라는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톡톡 치길래 네? 이러니까
혹시 팬샵 안에 키퍼킷 재고가 더 있녜
근데 내가 집고 난 뒤에 더 리필 안되는거 같더라고
이제 없을걸요? 원래 별로 없었어요 이랬더니 자기한테 팔아달라는거 ㅇㅇ
죄송합니다 하고 마킹부스로 와서 풀마킹 신청하려고 했음
근데 또 키퍼킷은 일반 유니폼이랑 마킹이 달라서 맡겨야 한다네?
그래서 얼마나 걸리냐니까 2주 정도 걸린대
속으로 씨발소리 나왔지만 겉으론 웃으면서 어쩔수없죠 하고 풀마킹으로 신청함
그러고 이제 후련한 마음으로 처용 미니 머플러 파는 곳 가서 내 거랑 지인 거 사서 자리로 짐 내려놓으러 갔음
짐 내려놓고 커뮤니티 보니 임형철 해설위원이 또 문수 오셨다는거임 ㅋㅋ
그래서 바로 써칭 시작함
그러다가 처용 머플러 판매 중인 곳 옆에 있다는 정보 입수하고 바로 뛰어가서 인사하고 사진 찍음
예전 포항 아챔 결승할 때 봉황당에서도 뵙고 경기장에서 종종 뵀더니 이젠 알아봐주시더라... 감동 ㅠㅠ
뭐 설령 못알아보셨어도 알아봐주시는 척이라고 해도 그게 어디야
팬서비스는 진짜 확실한 사람이라 존12멋임 진짜
암튼 그러고 경기 시작까지 경기장에서 아는 사람들이랑 인사하고 이러다가 킥오프 할때가 됨
우주소녀 다영님 시축하심 ㅎㅎ
미타쉑 다영님이 찰때까지 한 5분동안 골대 앞에서 가만히 서있는거 졸라 귀여웠는데 그건 사진 올리기 귀찮음
근데 울팅이들한테만 보여줌 ㅎㅎ
그리고 하프타임 공연은 노라조 행님들
이형님들도 진짜 개쩌는게 경기장 사방 다 돌면서 노래 불러주시고
경기 끝나고 집에가서 인스스에 태그했더니 두 분 다 리그램 해주시면서 먼저 수고 많았다고 디엠 주시더라
팬서비스 끝판왕임 진짜 ㅠㅠㅠㅠ존멋형님들
후반전엔 다영님 콜리더 단상으로 오셔서 S석 체험하고 가심
울산현대 콜 리딩 한 번 하시고 가심 ㅋㅋ
엄청 신기해하면서 두리번두리번 하고 즐기다가 가셨음 ㅋㅋ
그리고 우승 시상식 1부 끝나고 태우 형님 나오셨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god 시절 노래 잘 몰라서 호응 적어서 미안했음 ㅋㅋㅋ...
그래도 사랑비랑 촛불하나는 호응 개쩔었다
특히 촛불하나 부를때 우리 선수들이 같이 춤추는거랑 무반주로 떼창하는 부분 개쩔었음 ㄹㅇ
암튼 더 디테일하게 글쓰긴 귀찮으니 여기까지 쓰겠음...
암튼 존12나 재밌었다 ㄹㅇ
세줄요약
1. 아침부터 액땜 존나 함
2. 근데 키퍼킷 건지1기 위한 거 였나봄ㅋㅋ
3. 시상식 존나 재밌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