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만화하는 이강인의 경기에 설영우가 보조를 잘 맞췄다. 설영우는 주력이 탁월하거나 크로스의 궤적이 아주 날카롭진 않지만 윙어 출신답게 상대 진영에 오래 머무르는데 불편함이 없다. 이강인이 넓게 벌려서면 설영우가 안쪽으로 이동하고, 반대로 이강인이 중앙으로 파고들면 설영우가 측면으로 벌리며 상대 수비를 분산해주기도 한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기 위한 동선 역시 유연하고 다양했다. 상대 수비가 다 정렬돼 있는데도 설영우의 기습적인 침투와 이강인의 스루패스가 조화를 이루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포르투갈의 주앙 칸셀루를 참고한다고 밝힌 바 있는 설영우는 짧은 패스를 여러 번 주고받으며 상대를 교란하는 플레이가 능숙하다. 이강인과 서로 이해도를 높여갈수록 둘의 콤비 플레이는 더 다양한 수를 장착해나갈 수 있다. 특히 이강인의 힐 패스가 설영우에게 정확히 전달되며 반칙을 이끌어낸 장면은 상호 신뢰와 호흡을 볼 수 있었다.
이 둘의 조합은 상대가 아무리 탄탄한 수비조직을 준비해 왔더라도 측면에서부터 허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선수의 나이와 가능성, 좋은 합을 볼 때 다음 월드컵 본선까지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 들 만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좀 더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도 온전히 작동하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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