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전반전 내용이었음.

박문성 해설이 부족한 슈팅 횟수를 언급하며 힌터제어의 이른 투입을 예상했는데, 사실 문제는 최전방이 아니라고 생각함.

울산은 수원의 압박을 뚫고 파이널 서드로 진입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음.

 

수원은 3-5-2 포네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음.

그리고 어떤 식으로 울산을 막아낼지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나왔음.

일단 수원은 5-3-2와 같은 형태로 수비 라인을 굳건히 하고 있음.

턴오버가 일어나고 나면, 전방압박을 가하기보다 후방으로 내려오는 걸 우선시함.

압박의 위치는 전방보다 하프라인 아래쪽으로 잡고 있는 것 같음.

울산이 이런 수비 형태에 공략법을 고민하며 볼을 뒤쪽으로 돌리면, 그때 전방압박을 시도하며 울산의 후방 빌드업 자원들과 전진한 공격지역 선수들 사이의 간격을 벌려놓음. 고립된 센터백들은 압박에 밀려 전진 패스를 시도하지 못함.

 

만약 울산이 공을 뒤로 돌리지 않고 공격을 전개시키면, 5-3-2 형태를 유지하며 기다리다 하프라인을 넘는 순간부터 좁은 간격으로 압박을 시도함.

일반적으로 백쓰리 지역 방어를 하는 팀들은 5-4-1 형태로, 최전방 선수 한명을 2선으로 내려 측면 공간까지 커버하려 하는데, 수원은 그렇지 않았음.

세 명의 2선 선수가 울산의 공격 방향을 따라 움직이며 타이트하게 막아섬. 이 때 세 명의 간격 유지와 압박이 좋기 때문에, 울산이 패스워크로 이 라인을 뚫지 못하고 있음.

차라리 롱 킥으로 방향 전환을 하면, 세 명의 2선이 한쪽 측면에 몰려있는 만큼 반대편의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텐데.

울산은 안정적인 공의 소유를 중요시하기 때문인지, 후방에서의 숏패스로 방향 전환을 시도함.

수원의 2선이 방향 전환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허용하는 것과 다름 없지.

 

롱 킥 활용은 오히려 수원이 잘 활용하고 있음.

뒤쪽에 선수가 많다는 점이 안정감을 줘서인지, 수원 선수들은 긴 패스를 시도하는 데 망설임이 없음. 거기에 수원 공격수들의 과감한 반대 편 침투가 더해져 울산의 위기가 여러번 나왔음.

5-4-1이 아닌 5-3-2 형태의 수비 블록을 구성한 덕분에 정상빈과 김건희가 역습에 힘을 더 쓸 수 있는 점도 수원의 의도가 맞아들어가고 있는 부분임.

 

다행인건 30분 후반대부터 울산도 이 사실을 안 건지, 원두재의 롱 킥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는 있음. 성공하지 못했지만, 원두재의 중거리 슛까지 이어졌던 장면도 원두재의 롱 킥 전개가 시작점이었지.

 

조금 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할 것 같음.

이번 경기 승점 3점 못 따내면

다음 경기의 분위기는 물론이고 다음 경기의 의미마저도 희미해질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