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
2023.09.03 21:31

0903 광주전 직관후기 (장문)

URL 복사 (*.70.33.81) 조회 수 466 추천수 5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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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알못입니다. 틀린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여러모로 아쉬운 게 많은 경기였어. 솔직히 아쉽다고 하기에도 좀.

나는 오늘이 올해 17번째 직관이었고, 그 중에 무승부나 패배한 경기도 많았어. 당장 전북원정 2:0 패배, 강원원정 2:0 패배 다 보러갔고. 근데 그때? 솔직히 화가 나지는 않았어. 답답하고 아쉽고 속상하고 그래도 응원하는 마음이 훨씬 더 컸어. 왜냐면 그때는 상황이 막 나쁘지 않았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래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거든. (강원전은 사실 넘 멀어서 잘 못봤고) 그래서 나도 열심히 응원했음. 목 터져라 소리지르고 응원가 부르고... 심지어 두 경기 다 거진 왕복 10시간이었는데도 분노하지는 않았어. 근데 오늘 경기는... 전반까진 화가 나다가, 후반 되어서는 솔직히 포기했어. 스탠딩석 가서 자리에 앉아본 거 처음인 것 같아. 

 

할 이야기가 많은데 그냥 천천히 써볼게.

 

 

1. 선수들의 투지

투지가 없다, 이 말 벌써 몇경기째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많은 울팅이들이 이야기했듯이 더비전때만큼만 뛰어줬어도, 아니 그거의 2/3만 뛰어줬어도 오늘 이렇게 허탈했을까 싶어. 체력저하? 날씨? 이제 안 통하는 말이잖아. 모두가 일주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루고 있고, 오늘 낮경기라 조금 덥긴 했지만 더위도 한풀 꺾였지. 물론 시즌이 얼마 안 남은만큼 선수들의 누적피로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건 절대 우리 팀만 겪는 문제가 아니잖아. 그리고 이런 문제를 모두 꺾을 수 있는 게 투지 아니야? 승리를 위한 집념, 우승을 향한 열정이 있다면 이 모든 문제를 이겨낼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야. 나는 최근 8경기, 여름 휴식기 이후부터 선수들의 투지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는 게 참 절망적이라고 생각해.

 

경기? 질 수 있어. 나는 솔직히 백번이고 천번이고 질 수 있다고 생각해. 근데 뛰지 않아서 지는 거랑 열심히 뛰고도 지는 거랑은 너무 다르지 않니?

우리는 울산을 사랑하지만, 울산 또한 우리가 사랑할 수 있게끔 해야되는 거 아닐까. 나는 울산현대를 앞으로도 사랑할테지만, 그건 당연히 울산 또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지는 일이야. 팬서비스고 팬프렌들리고 나발이고 축구단, 축구선수는 그냥 승리를 향해 나아가기만 해도 돼. 그게 어떤 방식이든, 법과 규칙에 저촉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그 방식을 지지하고 또 울산현대를 사랑할테니까.

 

2. 우승 DNA는 어디에

승점차 오늘 패배하기 전까지는 그래 여유로웠지. 10점차 이상을 지금까지 끌고 온 게 신기하기도 해. 나는 이 승점차가 우리의 우승 DNA의 방증이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 지고 있어도 따라잡고 또 역전하겠다는 마음. 이게 우승 DNA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울산은 승리할 수 있다, 우승하겠다가 아니라 "승리하겠지 뭐, 우승 뭐 이정도면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닌가 싶어. 전혀 위기감이나 열정이 보이지 않아. 큰 승점차가 선수들에겐 오히려 독이 된 거 아닌가 싶기까지 해. 한경기 져도 승점차 여유있으니까 라는 생각. 설마 이렇게 생각할까 싶지만, 최근 경기력을 봐서는 이런 생각만 드네.

 

3. 우리에게 새로운 전술은 존재할 수 있는가

우리가 잘하는 것. 예쁜 축구. 숏패스로 예쁘게 만들어서 골. 정말 좋지, 혹자는 맨시티 놀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울산은 이제 이 예쁜 축구를 계속할 수 없다는 것, 예쁜 축구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모두가 안다고 생각해. 분명히 우리 감코진도 알거고. 박용우 이적 후 3선의 부재로 U자형 빌드업의 허점은 부각되고 장점은 사라지다시피 했어. 그 다음 들고나온 쓰리백은 한 번은 통했지만 두 번은 안 통했지. 많은 울팅이들도, 나도, 축구를 아는 사람이면 모두 아는 홍감독의 문제. 늘 비슷한 전략과 포메이션, 늘 비슷한 선수 기용. 나는 일단 선수 기용의 부분에서는 말을 아낄게. 축구를 잘 모르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도 여러번 이야기했는데, 나는 우리 감코진이 절대 주전 쓸만큼 잘하고 있는 선수를 후보에도 안 넣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나는 잘 모르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근데 우리가 새로운 전술을 지금 도입해서 쓸 수 있는 상황인가? 그런 생각이 들어. 일단 다들 알다시피 수비형 3선은 그냥 없고. 1선은 그래도 3명이니 넘어가고 2선은 포화상태. 4선 또한 넉넉하지 않지. 아겜차출, 아챔, A매치까지 생각하면 진짜 얇디 얇아. 안그래도 몇 없는 선수들 휴식기에도 다 불려가고... 새로운 전술을 도입하고 연구해서 적용하는데에도 시간이 분명 걸릴텐데 이 뎁스와 일정으로 우리는 새로운 전술을 기대할 수 있을까? 

 

4. 핵심자원 이적과 0입

왜 전력강화부는 이런 상황에서 0입을 택했는지... 이 이야기는 너무 많이 했지만, 아무리 봐도 나는 진짜 잘 모르겠다. 아겜 아챔 A매치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멍청하게 일처리 한거라고밖에 안보여... 아니면 우리 선수들이 아겜도 A매치도 안 갈거라고 생각한걸까? 아니면 진짜 데려올 선수가 전혀 하나도 없었을까? 혹은 외부에서 떠들어대는 "압도적"이라는 말에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아닐까? 나는 멍청한 것보다 능력부족이라고 보인다. 나는 개인적으로 휴식기 이후 2경기까지는 3선 부재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고 그를 적용하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해서 지켜봐야된다고 말했는데, 이건 그냥 능력부족이야. 결국 모두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고 그에 대한 대책이나 다른 전략은 하나도 없이 그저 김민혁 이규성으로 메꾸고만 있으니... 0입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지만 줄일게.

 

5.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다소 성급하고 과격한 비난들

자제하자. 비난 말고 비판을 지향하자 우리...

 

6. 앞으로의 울산현대

어떻게 될지는 진짜 잘 모르겠어. 이 상황을 어떻게 타파해 나가야할지 전혀 감이 안 오네. 나는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승리하려는 모습만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글을 마치며.

오늘 경기 끝나고 정신차려 울산 콜하는데 눈물이 나오더라. 화나서 그런 건 아니었고, 그냥 이 상황이 너무 슬펐어. 선수들은 승리를 원하지 않는 걸까? 왜 팬들이 더욱 승리를 원하는가. 선수들은 오늘 경기가 끝나면 쉬지만, 팬들은 오늘 경기가 끝나면 등교하고 출근하고 다들 현실로 돌아가야 하잖아. 우리에겐 이게 취미이고 그들에겐 이게 일인데 왜 반대로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고. 직전 패배까지만 해도 선수들 얼마나 마음아프고 속상할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왜 팬들이 이렇게 화가 나고 힘들어하고, 응원하러 와서 정신차리라는 말까지 해야하는 걸까... 참 씁쓸했어. 오늘을 기점으로 승점차도 한자릿대로 줄어들었고 정신차리란 소리까지 들었으니 제발 다음 경기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감코진과 프런트까지 모두. 

 

오늘 직관 집관한 울팅이들 다들 너무 고생 많았어. 오늘 건진 거라곤 따뜻한 울팅이들이 나누어준 포카들과 키링 뿐이네... 그거라도 가지고 와서 참 다행이다 ^ㅡ^...

오늘 너무 화나서 킥인증도 까먹음 아 ㅡㅡ 그럼 다들 좋은 밤 되고 자 이제 현생을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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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시즌우승가자 2023.09.03 21:31 (*.135.1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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