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질거 같은 경기 비기고(ex: 15라운드 대전전 3:3 무승부), 비길거 같은 경기 이기면서(ex: 10라운드 광주전 2:1 승, 14라운드 수원전 3:2 승)승점을 확보했기 때문임.
이 과정에서는 주민규를 비롯한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바탕이 되서 역전, 동점을 이끌어냈음. 주민규가 골라인 아웃된 볼을 킥라인에 가져다 둔다든지, 다른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서 뛰어서 이기려는 마인드가 보인다든지 선수들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음.
그런데, 어제 경기가 더 실망스러웠던거는 이런 모습 조차 보이지 않았음. 어제 후반 추가시간에 야고가 pk 차는 순간 아무도 수비하려고 뛰쳐나가려는 선수가 없었음. 조현우가 막았으나, 아무도 수비하려고 가지 않아 결국 야고가 다시 득점함.
어짜피 질경기라고 말할 수도 있음. 그런데 울산팬이라면, 그리고 울산 선수라면 2019년 준우승의 아픔을 통해 득점 1개, 실점 1개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함. (물론 그때 없었던 선수들도 있으나, 없었더라도 어떻게 준우승 했는지는 알테니) 어제 보여준 모습은 득점 1개, 실점 1개의 중요성을 알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고 보긴 어려웠음.
아무리 96분이라도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어제 아무도 수비하려는 의자가 없는 것을 보고 난 많이 실망스러웠음.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프로의 자세임.
현재 울산은 이번 시즌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음. 박용우 이탈후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우리보다 최근 5경기 성적이 안좋은 팀은 수원 FC(최근 5경기 1승 4패) 1팀임. 다음 경기는 현대가더비로 정말 중요한 경기임. 비록 전북이 올해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이더라도 전북의 텝스와 포항의 뎁스의 갭, 포항이 얇은 스쿼드로 아챔과 FA컵까지 소화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난 전북도 우승 경쟁권팀이라고 생각함.
이제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중심적인 축구를 위주로 하기보다는 실리를 챙길 타이밍이라고 생각함. 포항전에서 실리 축구하고 1:0으로 이겼던 것 처럼 수비를 바탕으로 한 축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함. (후방 빌드업의 핵심인 김영권도 출장할 수 없으니)
팬들은 열심히 응원할테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들은 다음 경기인 현대가더비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뛰어줬으면 좋겠음. 인천전 마지막 장면, 강원전 마지막 장면처럼 후반 막판만 되면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앞으로는 이런 모습을 다시는 보지 않기를 바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