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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이번 대회로 돌아와 보자. 일본 원정 ‘1무 9패’, 이번 대회 3연패 등등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걸린다. 축구인 중 일부는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국 축구가 큰 일이 났다”고 한다. 그런데 덴소컵에서 진다고 한국 축구가 큰 일이 나지는 않는다. 이건 어디까지나 대학교 팀들 간의 경기다. 이미 대학 무대 경험이 필요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은 K리그나 K리그 B팀, 그것도 아니면 K3리그 등에서 착실히 실력을 쌓고 있다. 일본 역시 선진 클럽 시스템을 도입해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엘리트 체육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한 일본이 대학 무대에서의 경쟁이 앞설 뿐이다.
덴소컵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있다. 대학 무대를 건너뛰고 프로 무대에 입성한 강성진(FC서울), 김용학(포르티모넨세),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 강상윤(전북현대), 김지수(성남FC), 문현호(충남아산)처럼 현재 프로 무대에서도 진가를 보여준 선수들을 대학 무대에 보내 덴소컵에 출전시키면 된다. 하지만 이제 대학 무대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프로 무대에 가기 위한 잠시의 교두보일 뿐이다. ‘덴소컵’은 한일 대학 친선전이고 양 국 대학생들이 교류하는 이벤트일 뿐이다. 무슨 ‘덴소컵’ 패배가 마치 한국이 일본에 엄청나게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겁주는 용도가 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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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구는 성적이 아니라 프로에 가기 전 마지막 도전의 무대가 돼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 올리는 곳이어야 한다. 덴소컵을 예로 들며 대학 축구계가 집단 이기주의를 부리지 않았으면 한다. 한 번은 대학 축구를 취재하러 갔다가 한 팀에 100명이 있는 걸 보고 경악한 적이 있다. 전반전이 끝나니까 80명이 그라운드에 나와서 몸을 풀더라. 한 관계자는 “이게 다 돈이다. 이게 다 등록금이다”라며 웃었다. 최근에는 대학 경기에서 승부와 상관없이 무의미하게 공을 돌리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스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덴소컵 패배로 여론전을 하려는 게 불편하다. 한일전의 패배, 더군다나 그것도 원정 10경기 연속 무승, 유망주 맞대결의 완패라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겁 주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