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오늘 선발로 못 나온 선수들은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가?" 라는 의문이 드는 전반전이었음.
결과적으로 김민재의 애국볼파울과 주니오의 미친 중거리 골로 2:0. 매우 좋은 전반전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여러모로 문제점이 많은 전반전이었음.
첫째로, 선수 기용과 전술의 조합 문제.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지역 방어 전술을 사용했음. 4-4-2 형태의 수비 블록.
문제는 이 수비 컨셉 때문에 역습 거리가 늘어났다는 점임.
근데 선발 라인업엔 상대와 속도 경쟁할 김인성도, 롱 패스를 안정화시킬 비욘 존슨도 없음.
그냥 주니오, 이상헌, 이근호가 알아서, 공중전이 아닌 침투 싸움을 벌여야 했음.
이근호가 좋은 침투 움직임으로 전진 패스를 이끌어놓고 속도 경쟁에서 져서 볼을 뺏기는 장면이 종종 나왔는데,
이게 울산의 메인 역습 루트였다는 게 문제임.
수비 블록 형태도 문제.
최전방의 두 명이 전방 압박 임무를 수행하는데
주니오는 압박이 늦고, 이상헌은 달려드는데 볼이 샘.
이럴 거면 차라리 이상헌을 내려서 4-5-1 형태를 만들고, 2선에서 패스 차단을 노리는 게 더 나음.
전방 압박 해봤자 볼이 새고, 2선도 간격이 넓어서 측면공간이나 사이 공간 패스 허용하고.
괜히 이상헌 체력만 빼는 꼴임.
근데 이짓거리를 38분까지 계속 하고 있네.
선제골이 나온 이후에 베이징은 전방 압박의 강도를 높였는데,
이 때문에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불안불안한 장면들이 나왔음.
좀 더 빌드업 자원들의 역할을 분화했으면 좋겠음.
이청용, 윤빛가람, 원두재, 박주호, 김태환, 불투이스, 김기희가 이 단계에 참여하는데
좀 더 많이 움직이면서 압박을 빠져나갈 통로를 만들어서 간결한 패스로 점진적인 전진을 시키든지,
상대 압박 숫자와의 차이로 프리인 선수를 만들어서 전진 패스 기점으로 삼든지
그런 계획이 거의 안보였음. 그냥 상황에 맞춰 알아서 하자는 느낌.
선발 라인업의 선수 조합도 답이 없었고
전반전 전술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느낌.
시발 그리고 전반 30분대에 뺄거면 그냥 김인성을 선발로 써 병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