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선화는 솔직히... 2분만에 박정인의 골이 나오면서 경기에 임하는 동기를 잃은 것 같음.
전방에서 압박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비 벽을 두텁게 세우는 것도 아니라서 울산 입장에서는 거의 튜토리얼 게임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생각함.
전반전 중반 즈음에 울산 역습 장면이 있었는데, 그래도 공격수들 중에 가장 느린 축에 속하는 이근호가 볼 몰고 올라오고 있는데도 수비 복귀하는 공격수들이 안보였었음. 수비수 네명이랑 미드필더 두 명만 수비 형태 갖추려고 물러서는 거 보고, 얘네 수비도 열심히 해야겠단 마음이 안드는구나 했었음.
그에 비해 울산은 스쿼드 구성이, 특히 전방쪽이 '뛰고 싶었던 선수들'로 이뤄져선지, 굉장히 활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정훈성이 몇 장면 정도 터치가 긴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 선수가 2어시 올린 거면 말 다했지;
박정인의 선제골만 봐도, 템포 높은 원터치 패스플레이와 오프 더 볼 움직임,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마무리를 보여줬음.
본인이 왜 현대고 해리케인인지 보여준 장면 아니었나 싶음.
공격이든 수비든 많이 뛰는 박정인 덕분에 이상헌의 수비적인 약점이 가려지고 공격적인 강점만 보이고 있음.
정훈성의 움직임도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앙을 향해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많았음.
그 과정에서 이상헌의 추가 득점이 나왔지. 정훈성의 패스도 좋았지만 이상헌의 침투 움직임도 매우 좋았음.
라인브레이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따라오는 수비수가 거의 없다시피 했을 정도로.
딴 건 다 차치하더라도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오늘 울산이 상대 역습 끊고 역습 전개를 시작할 때, 전방에서 침투하려고 뛰어드는 움직임이 최소 2명 이상씩 나오고 있다는 점임.
덕분에 굉장히 다이내믹한 공격 장면들이 양산되고 있는 중.
결론은 이러다 나 죽겠다는 점입니다.
행복함의 수준이 거의 코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