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지난 2일 MBN 스포츠 전문 토크쇼 ‘스포츠야’에서 만났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축구대표팀의 주장으로서 20주년을 돌아보는 자리에서였다. 20년 전 태극전사를 향한 팬들의 함성이 메아리쳤던 서울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서울시청 옥상에서였다.
홍 감독은 바로 건너편 플라자호텔에서 히딩크 감독 등 2002 태극전사과 오찬을 하고 나서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약속 장소로 왔다. 한데, 홍 감독의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2002 멤버들과 모처럼 함께 뜻깊은 자리를 하고, K리그 선두도 달리고 있는데, 왜 그랬던 걸까.
녹화를 마치고 당시 오찬 참석자들을 취재해보니, 홍 감독은 오찬 석상에서 동석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게 큰 마음을 먹고 무언가 건의(혹은 제안)를 했는데, 시큰둥한 답변을 들었다. 오는 7월 일본에서 열릴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관련 축구 대표팀 국내 선수 차출 이슈였다. 자신이 이끄는 울산 등 일부 구단 선수들이 대표팀에 대거 차출될 것을 우려해 정 회장에게 의견을 냈는데, 거절당한 것이었다. 과거 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정 회장을 ‘모셨던’ 까닭에 조심스럽게 접근했을 텐데, 냉담한 반응에 상실감이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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