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형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니 실력도 늘었다. 자신과 포지션이 같은 이청용이 EPL에서 보여줬던 플레이를 직접 설명해주고, 몸으로 보여주니 배우는 게 남달랐다는 게 엄원상의 설명이다. 엄원상은 “공을 갖고 있을 때와 없을 때까지 세세히 구분해서 알려주시는데, 그게 몸에 순식간에 익었다”며 “사실 골을 넣을 때나 도움을 기록하는 장면을 보면 광주 시절과 다르다. 그 모든 부분이 청용형의 작품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오랜 기간을 같이 지낸 게 아니라 민망하다”면서도 “경기를 뛰면 뛸수록 성장하고 있는 후배”라고 칭찬했다.
엄원상이 빠르게 울산에 뿌리를 내린 것에는 금호고 선배 김태환(33)이 큰 도움이 됐다. 클럽하우스 생활부터 구단의 운영 방침 등 사소한 부분까지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형님이었다. 엄원상은 “(김)태환형을 만나보지 않은 분은 까칠하고 강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다”며 “만나보면 후배를 잘 챙기는 좋은 형님”이라고 말했다.
후배를 직접 챙기는 김태환의 남다른 면모는 지난 1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잘 드러났다. 엄원상이 제주 정우재와 경합하는 상황에서 얼굴에 상처를 입혔는데, 경기가 끝나자마자 김태환이 직접 달려가 사과하면서 사태를 정리한 것이다. 엄원상은 “태환형이 ‘원래 나쁜 애가 아니다. 미안하다’고 말해주신 덕에 사과하면서 풀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태환형의 진짜 모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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