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인사라곤 할줄 모르는 감독이니 감독같지도 않아서 그냥 -씨라고 붙일게요
김도훈씨,
우리가 함께한지 4년이나 됐어요
세월이 너무 빠르죠?
사실 3년만 봤어야 했는데 말이죠
당신은 대체 뭔가 싶어요
정확히 말하면 19년 극장 준우승 이후부터 말이죠
그때도 전면엔 선수들이 있었고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며 미안해하고, 아쉬워 했죠
당신은 형식적으로 무조건 해야하는 경기후 인터뷰만 하셨던걸로 기억이 나네요
물론 그때 많은 사람들이 울었어요
폭우가 존나 쏟아지던 그날 밤 말이에요.
그런데 당신은 코빼기도 안비추더군요
그리고 나서 한달간 소식도 없었습니다.
이후에 칩거한건 아니라고 했지만 팬들에게 한마디도 안하고 뒤에서 물밑으로 일하면 누가 알아줍니까?
그 이후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는 하셨나요?
누가 뭐 많은거, 힘든거 바랬습니까?
당신의 소식을 히풋, 기사로만 접하고 개인적으로 정내미가 떨어졌지만
1년 더 한다길래 싫었지만 눈감고 한번 더 믿었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편이니까요.
팬들 아니면 누가 우리팀 감독을 지켜주겠습니까?
올시즌도 많은 국대급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당연히 우승을 바랐습니다. 스쿼드의 질을 떠나서 울산의 팬이니까요
언젠간 전북과 5점차가 난적도 있었죠.
그런데 시즌중에 우승경쟁팀에게 9점을 주는 혜자구단으로 변모하면서 그걸 따라잡히고, 역전당해서 오늘 결국 준우승을 기록하셨군요.
뭐 솔직히 이번엔 13년, 19년에 비해서 화도 안났습니다.
우승 못할걸 알고 있었지만
그냥 내 팀, 내 선수 응원하러 갔습니다. 기죽지 말라고.
이동경 선수의 골 이후 세레모니로 90도로 인사를 하더군요 팬들에게
그때부터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나도 짜증났지만 그 전에 선수들이 너무나 걱정되었거든요.
그렇게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또 한번 준우승이라는 잔인한 결과물을 짊어지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부주장인 김태환 선수는 아쉬워서 그라운드도 떠나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서있다가 한동안 벤치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렇게 있다가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난건지 모를만큼 그라운드를 응시하다가 그제서야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때 관중들은 또 한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
와 울산 팬 못해먹겠다가 아니라 오히려 더 애착이 가고 더 응원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런데 내가 잘못본게 아니라면 이 팀의 헤드코치라는 당신은 tv 인터뷰만 하고 갔습니다.
당신에게 팬이란 무엇인가요? 팬들의 눈물이 가벼우신가요?
팬들이 버스를 막았나요?
아니면 당신에게 욕을 했습니까?
아니면 꺼지라고 걸개라도 걸었나요?
맨날 지면 본인탓이다, 다음엔 준비를 잘하겠다, 경험 어쩌고 얘기하시더니 결국 지켜지는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난 정말 당신이 대구전에서 이동경을 다시 교체했을때도 이해하려 노력한 사람입니다.
근데 이젠 당신이란 사람은 뭔가 싶습니다.
쫄보가 별겁니까?
축구 스타일이 쫄보인게 아니라
회피성 단답 인터뷰를 하다가 본인의 자질을 의심하는 질문에는 발끈하여 길게 얘기하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를 할줄 모르는 놈이 바로 쫄보입니다.
상황에 당당히 맞서지 않고, 굽힐줄 모르고 피하는게 쫄보입니다.
당신은 지금껏 '쫄보 축구'를 한게 아닙니다.
오늘 당신이 한 행동이, 2년동안 마지막 라운드에 한 행동이 바로 쫄보입니다.
FA컵에도 당신의 팀을 응원하러가는게 아닐겁니다.
바로 내 선수들을 응원하러 가는겁니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잘-가세요 김도훈씨 4년동안 응원했는데 오늘 이후론 응원하는일이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