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보면 내 팀이라는 ‘소속감’이 생긴다. 점점 더 몰입하게 된다. 이기면 세상 모든 근심 다 잊고 환호한다. 지면 세상이 무너진 듯 낙담한다. 일주일 내내 괴로워서 축구 기사는 쳐다보지도 못한다. 아예 포털 메인 화면부터 외면한다. 그 일주일 동안은 내 삶에 축구는 없다. 하지만 세상사 원래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고, 나쁜 일이 지나가면 좋은 일이 오는 법. 너무 잘해서 그 선수 이름 유니폼에 마킹하면 겨울에 바로 다른 팀 가버려서 실망한다. 분노에 차 구단 버스 막으려고 길바닥에 드러누워서는 여름에도 생각보다 바닥이 시원하다는 유용한 생활 상식을 얻을 수도 있다. 대충 상황 정리된 후 몸 일으켜 세울 때의 뻘쭘함은 덤. 이렇게 K리그를 통해 ‘인생은 일희일비’라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까르페 디엠, 세 라 비, 라 돌체 비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뿌린 대로 거둔다. 등등 다 K리그에 적용된다. 이렇듯 누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이 팀은 우리 팀이다. 내가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 팀은 K리그에 속해 있다. 그래서 우리는 K리그다.
http://hidden-k.com/2021/11/26/%EC%86%90%EC%88%98%ED%98%B8-%EC%9A%B0%EB%A6%AC%EA%B0%80-k%EB%A6%AC%EA%B7%B8%EB%A5%BC-%EB%B3%B4%EB%8A%94-%EC%9D%B4%EC%9C%A0/
가장 인상깊었던 문단으로 가져와봤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