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울산의 수비 실패를 지적할 때 크로스 허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음.
울티에도 왜 이렇게 크로스를 그냥 주냐, 왜 안달라붙냐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함.
물론 각자의 시선에 따라 현상을 해석하는 것은 다르니까, 그 분들의 의견도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이건 순전히 내 의견인데, 나는 오히려 풀백들의 크로스 허용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함.
울산이 각잡고 수비할 때 보면, 윙어들까지 풀백 위치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음.
특히 김인성의 왼쪽 측면. 풀백은 박스 안으로 들어가서 센터백 옆에 바짝 붙고, 윙어가 내려와서 상대 크로스를 견제하는 모습을 자주 봤음.
만약 윙어가 제때 내려오지 못해서 풀백이 튀어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미드필더가 내려와 원래 풀백 자리(센터백 옆)를 메움
이 역할은 원두재가 할 때도 있고, 신진호가 할 때도 있음
이 두 장면을 살펴보면, 풀백 혹은 윙어들이 바짝 달라붙어서 상대 측면 공격을 저지하기보다, 살짝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경우가 많음.
그래서, 상대가 크로스를 시도했을 때, 그 크로스를 가까이서 차단하는 장면은 잘 나오지 않음.
왜 이렇게 거리를 두고 수비를 하는 걸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돌파 당하지 않기 위해서임.
울산은 크로스 허용보다 돌파 허용을 꺼린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음.
상대가 측면 수비를 제치고 박스 안으로 드리블해 들어오는 장면을 만드느니, 차라리 크로스를 허용하겠다는 이야기임.
왜냐하면 울산의 중앙에는 불투이스와 정승현, 원두재, 조현우가 있기 때문임.
불투이스가 크로스 끊는 장면 솔직히 울티러들은 망막에 자국남을 정도로 많이 봤지 않음?
룸동도 이 중앙 수비 자원들의 장점을 알고 있는 거임.
어쩌면 작년에 문선민이랑 로페즈한테 너무 당한 트라우마에서 기인한 거일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그럼 울산 수비 전술의 문제점이 뭐냐?
윙어까지 내려서 식스백을 구성할 정도로 내려서는 와중에,
꼴에 강팀이라고 역습을 노린다는 점임.
윙어가 최후방의 가장 측면 지역으로 내려왔을 때 울산의 수비 형태는 1-4-5 혹은 1-3-6 같은 형태가 됨.
만약 왼쪽 측면에서 수비가 이뤄진다 치면, 반대편, 그러니까 오른쪽 측면의 상대 공격수가 높이 전진해오면, 오른쪽 측면 2선에 있던 윙어도 최후방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식스백이 돼버리는 거임.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 2선이 3명밖에 안남게 됨.
왜냐하면 주니오는 내려와서 수비 가담할 체력이 아깝고, 혹시 모를 역습 장면을 위해 최전방에 서 있기 때문에.
운동장에 세 명이 가로로 나란히 서 있다고 생각해 봐, 그 넓은 폭이 셋으로 커버가 되겠어?
그러니까 그 사이로 중거리를 빵빵 맞고 씹던 닭다리 던지게 만드는 거야.
아예 박스 안으로 내려설 거면, 최전방 공격수까지 내려와서 두 줄 수비에 참여하는게, 그래서 2선 공간을 좁히는 게 맞는 거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4-4-2 형태로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 바깥쪽의 압박 강도를 높이고 상대 공격을 밀어내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울산은 시발 어정쩡하게 잠그면서 응 그래도 공격수 체력은 아낄꼬야~ 역습 무섭게 만들꼬야~ 하다가 중거리 빵빵 맞고 우리 분노도 빵빵 터지게 만들고 있는 거
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