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는 지난 15일 전주에 도착해 숙소를 잡고 훈련에 돌입했다. 비가 쏟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는 날 전주로 향하게 된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우리 원정 팬들이 몇 명 정도 올 것 같느냐”고 구단 프런트에게 물었다. 원정팬 입장 금지 조치 중인 K리그와 달리 AFC 챔피언스리그는 원정 팬 입장이 가능하다. 전북현대와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에 달려오지 않을 울산 팬이 있을까.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팬들이 멀리까지 오신다. 뭐라도 해드리고 싶다”는 메시지를 구단에 전했다.
구단에서는 조심스럽게 홍명보 감독에게 “혹시 영상을 찍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큰 선물을 할 수는 없고 SNS를 통해 원정 응원을 오는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담아주셨으면 한다고 물었다. 영상 촬영이야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시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하는 16일 오후 구단 홍보팀에서는 홍명보 감독에게 이 같은 사실을 조심스럽게 문의했다. 경기 하루 전 SNS 영상 촬영을 요청하는 것도 어렵고 이걸 받아들이는 감독도 흔치 않다. 경기는 절대 져서는 안 되는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원정경기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구단 홍보팀의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오후 4시 반부터 훈련이 예정돼 있었는데 홍보팀 담당자들이 4시에 훈련장으로 가 촬영을 시작했다. 예민할 수도 있는 선수들 역시 홍명보 감독과 마찬가지로 원정 응원을 오는 팬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촬영한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촬영해 임했다. 보통 경기 전날이면 “반드시 이기겠다”는 필승의 의지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은 팬들에게 “날이 추우니 옷을 따뜻하게 입고 오시라”고 ‘스윗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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