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지난 두 시즌 팀의 악몽 같은 기억을 슬쩍 언급하면서 선수들이 마음의 짐을 털어내기를 바랐다. 이날 패배가 독이 아니라 보약이 되기를 바란 것이다. 더구나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를 앞둔 상황이었기에 더욱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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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구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갔다가 왼 발목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주장 이청용이 반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채 포항 원정에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그는 우승 도전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던 포항 원정에서 선수들이 대구전 패배를 딛고 다부지게 뛰도록 독려했다. 그는 벤치엔 앉지 못했지만 경기 전, 하프타임 때 후배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울산 관계자는 “이청용은 무리해서 포항에 오지 않아도 되는데 스스로 경기장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면 오고 싶다는 뜻을 코치진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청용의 목발 투혼 속에서 울산은 다시 한번 ‘원팀 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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