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서론 본론 결론으로 글을 썼겠지만 힘드네요. 어디서부터 적어야 선을 넘지 않는 글이 될지. 어디서부터 적어야 제 무지함을 표출하지 않을지. 어떻게 끝내야 개운한 글이 될지. 능력 밖의 일이라 정말 두서없이 시작하고 끝날 것 같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2020년 9월 15일에 열렸던 전북 홈에서 열린 울산의 경기는 2 대 1 패배로 끝이 났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스쿼드에 걸맞는 치열한 대결이나 다득점 경기 등은 볼 수 없었다. 필자의 경우 경기 시간이 경과되자 저번 1차전 때 경기가 오버랩되기까지 했다. 어떻게 경기 양상이 이렇게 흘렀던 걸까. 이 경기 리뷰는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겠다. 그저 패착에 대한 가정법들만 나열될 가능성이 높겠다. 때문에 날로 먹는 리뷰가 된다.
1. 아쉬운 포메이션
우선 울산의 선발과 포메이션을 보자.
----------박정인---------
고명진--------------이청용
---윤빛가람----신진호----
홍철----------------김태환
-불투이스-원두재-정승현--
---------조현우---------
저번 경기 지친 게 보였던 주니오를 교체 맴버로 내리고 u22자원인 박정인을 원톱에 넣었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침투에 능한 박정인으로 배후공간을 노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배후공간을 노린다는 건 카운터를 치겠다는 것인데 원두재의 체력 안배를 위해 스위퍼 자리에 놔둔 것도 이를 위해서였겠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제가 잘못 됐다. 카운터가 전술인 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카운터를 노리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라인을 내리게 된다는 선입견이 있던 것이다.
지난 전북을 상대로 승점을 얻어온 팀들을 보면 성남의 1차전을 제외하곤 전부 전방압박을 가져갔다.
전방압박을 가져가면 침투할 뒷공간이 없다? 이건 평범한 하위권 팀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양상이다. 전방에 1~2명만 놔두고 상대가 제풀에 나가떨어질 때까지 버티고 체력이 그나마 남는 공격자원들로 복귀하기 어려운 상대 수비의 뒤를 찌르는 공격을 하는 것은 중원에서 공이 돌수 없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이나 전북은 상대가 압박을 해도 중원에서 공이 어떻게든 돌 수 있다. 특히 울산의 경우 점유율이 상대팀보다 적어도 볼 순환이 돌아가는 걸 지난 서울과의 경기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다시 전북으로 돌아오면, 상대팀(승점을 얻은 팀)들이 전방압박을 가해도 어차피 전북은 라인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백쓰리 포메이션으로 볼 순환의 핵심인 원두재를 미드필더에서 빼고 수비진에 배치했다는 건 자충수에 가까웠다.
차라리 라인을 처음부터 같이 올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선술했듯 이 글은 가정법으로 점철된 날먹리뷰다). 중원끼리의 볼경합으로 양 팀 다 답답한 면을 보여주는 사이 양 측면이나 감독의 계획대로 침투에 능한 박정인이 뒷공간을 노리는 것은 자연스레 이뤄졌을 것이다.
실제 이로 인해 전북의 중원들은 원두재가 내려간 울산의 중원을 자유롭게 횡단한 반면 울산은 1차 수비가 미흡했을 뿐 아니라 볼줄기의 핵심인 원두재가 수비라인까지 내려가면서 무게중심이 너무 아래로 내려갔다. 그 결과 지공 상황일 때 울산은 한 템포 느린 전개가 됐고 그 사이 전북은 약점이었던 느린 수비복귀가 저절로 해결됐다.
사실 위와 같은 선택이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전반전 중반 때 울산의 센터백 라인은 하프라인 인근까지 올라왔고 견제가 가능했었으니까.
문제는 실점이 매우 일찍 나왔다는 것이다.
전부 꼬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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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를 쓰려 했는데 쓸 수가 없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1, 2차전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
감독님 쫄지 마세요... 평소처럼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에게 자유도를 주는 전술을 유지해주세요.
울산 선수단은 아시아 어느 탑 팀과 붙어도 밀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