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청용에게 직접 볼을 건네받은 '울산유스 볼보이'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고양 JSJ FC-백마중 출신의 김규래는 울산 현대고 1학년 미드필더다. "울산 홈경기에 5~6번 볼보이를 해봤지만 손으로 볼을 갖다주신 선수는 처음이었어요. 그냥 대충 차주시는데…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하는 선수가 다가오셔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죠"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16세 울산유스는 우상을 만난 순간을 또렷하게 복기했다. "제가 김태환 선수에게 볼을 드렸는데 반대쪽 볼보이하던 친구가 찬 볼이 경기장에 또 들어갔어요. 다른 선수가 차낸 볼이 다시 튕겨들어가고 인플레이가 됐는데 이청용 선수가 심판께 '잠깐만!'하시더니 볼을 손으로 들고 제쪽으로 달려오셨어요. 웃으면서 볼을 건네주셨는데 그 순간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전쟁같은 현대가 더비, 울산 유스 볼보이가 깜짝 '신스틸러'로 떠올랐다. 김규래는 "이청용 선수가 볼을 주고 간 다음 주머니에서 휴대폰 진동이 계속 울렸어요. '너, TV에 나왔다'고 가족, 친구들 모두 난리가 났죠"라며 해맑게 웃었다. 세상의 모든 볼보이들은 프로 축구선수를 보고 배우며 꿈을 키운다.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축구도사' 이청용은 김규래의 로망이다. "어릴 때부터 이청용 선수를 보면서 자랐고, 어머니, 가족 모두 이청용 선수를 좋아하세요. 볼보이 할 때 가까이서 봐도 이청용 선수가 역시 제일 잘하더라고요"라며 팬심을 털어놨다.
https://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2109140100100790006541&servicedate=2021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