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터가 물었다.
나는 그 날따라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저 분리수거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아무 말 없자, 웨이터가 되물었다.
"고철 한 잔 하시겠습니까? 평소대로요 "
"응, 늘 먹던 승점자판기와 이규백도 올려주게."
사실은 고철이 당기진 않았지만, 아챔을 잊기 위해 마시는
일종의 피난처였다.
"승점 3점 되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주머니에서 2:0스코어를 꺼내며
2:0스코어 를 건내주었다.
계산을 마치자 웨이터가 말했다.
"포항은 승점자판기."
... 그날 따라 노을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