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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 보면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났습니다. 2:0이었을때부터 경기 보며 욕 하기도 지쳐 입도 뻥끗하지 않고 팔짱을 끼고 중계 소리를 끈채로 오로지 경기만 봤을만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김판곤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 이유들은 모두 김판곤 감독이 이적시장이 다 끝난 시점에 부임해왔다는 점에서 파생됩니다. 이게 얼마나 큰지는 축구를 좀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먼저, 프리시즌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아직 제공 받지 못했습니다.

 

시즌 중과 프리시즌의 차이는 큽니다. 시즌 도중에는 다음 경기에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훈련 세션 강도 조절이 필수 동반되며 원정경기를 위한 이동에 따른 체력 소모까지 추가됩니다.

 

하지만 프리시즌은 그렇지 않아요. 프리시즌의 친선 경기들은 그저 감독의 실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게 되게 중요합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체력 회복/강화에 집중할 수 있고 실전까지의 시간도 많아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기입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실전 경기에서 실험하기엔 불안하다고 여겨지는 요소들 모두를 경기장 위에서 부담없이 테스트해보고 평가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이를 알고 있고 그렇기에 프리시즌이 중요하다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김감독은 아직 이적시장을 통한 스쿼드 정리를 하지 못한 채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김감독은 현대축구의 압박과 경합 상황에서의 승리를 중요시 여기는 감독이지만 현재 우리팀 스쿼드는 김감독의 구상을 경기장 위에서 구현해내기에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심각하게 늙었어요. 많이 못 뛰고, 느립니다. 느린데 체력까지 없는 선수들로 압박과 경합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는 만무하죠.

 

오늘 경기는 그게 제대로 터진겁니다. 선수들의 에너지레벨이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리드당하고 있는데도 공수전환 상황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더미런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스프린트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공수전환 속도 당연히 엄청 느렸습니다. 반대편 측면이 짧지 않은 시간동안 비어있었음에도 아무도 그 공간을 채우러 가지 않아 공격때는 허무하게 소유권을 잃어버리기도, 역습당할때는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선수들로 압박과 경합이 좋은 축구로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나쁜 감독으로 확정해버리면 안 됩니다.

 

암만 축구가 감독놀음이라고 해도 선수들이 저딴식으로 뛰는데 안 지면 그게 잘못된 겁니다.

 

'김감독에게는 전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데 선수들만이 문제다.'라는 말이 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가진 도구들 상당수가 낡다 못해 아예 제기능을 거의 해내지 못하고 있는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대장장이의 실력을 나쁘게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는 겁니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재 그가 지닌 대부분의 도구들은 심히 낡아 조금만 사용하면 망가집니다.

 

 

 

팀 상황에 맞춰서 전술을 못 짜면 좋은 감독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분들에게 동의하지 못합니다.

 

유럽에서 톱클래스 감독으로 꼽히면서도 그거 못하는 감독들 꽤 많습니다 아니, 저는 그거 되는 감독이 오히려 더 적게 보아왔습니다.

 

그 대표격으로 꼽히는 감독이 안토니오 콘테입니다.

 

고집이 그 어떤 감독보다 세다고 할 수 있을만큼 자기가 그리는 그림을 그리기에 스쿼드가 받쳐주지 못하면 매사에 징징거리고 팀성적도 기대치 이하로 내버리고 인터뷰 또한 이상하게 해버리는 감독입니다. 때때로 아예 경기를 던져버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사람은 꾸준히 우리가 이름을 알만한 팀의 감독을 맡아 증명해왔습니다. 최근 10년동안 유벤투스에서도, 이탈리아 국대에서도, 첼시에서도, 인테르에서도 꾸준히 증명해낸 감독입니다. 지금은 나폴리에서 비록 시즌 극초반이지만 리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구요.

 

다시 여쭙겠습니다. 안토니오 콘테는 좋은 감독입니까 아닙니까?

 

마찬가지입니다. 김판곤 감독이 이러한 유형일 수 있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김감독에 대한 평가는 최소 내년 동계와 이적시장이 끝난 뒤 개막 이후 2달은 지난 시점은 되어야 적절해질 수 있으며 지금 당장의 평가에는 그가 중도부임 해왔으며 아직 이적시장을 한 번도 치르지 못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부임 이후 꾸준히 안 좋았다면 기다릴 가치가 없다고 평가해도 됐겠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스쿼드 정리와 동계훈련 없이도 4위로 가라앉았던 순위를 단독 1위로 다시 끌어올렸고, 코리아컵 4강또한 통과해냈습니다. 중도부임한 감독 치고 아직은 괜찮은게 맞습니다. 그의 평가는 내년 시즌 초반부터가 진짜입니다.

 

긍정적으로는 '다음 시즌 초반까지는 기다려줄만한 감독', 부정적으로는 '스쿼드 실정에 맞게 전술을 짜내지 못하고 본인의 전술에 선수를 집어넣는 감독' 이 정도가 지금은 적당합니다.

 

'좋다, 안좋다'로 단언하기엔 아직 많이 일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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