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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광주는 첫 경기를 홈에서 치렀다. 다만 울산 안방인 울산문수경기장은 그야말로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이었다. 움푹 패인 곳이 다수 였을 뿐더러 그라운드 자체가 울퉁불퉁 고르지 않았다. “이정도면 한강고수부지에서 축구하는 게 낫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 이유다. 상대 팀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오니키 토루 감독도 “선수들은 최고의 상태에서 경기하고 싶어 한다. 더 나은 상태에서 경기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잔디 문제를 지적했다.
광주도 마찬가지다. 안방인 광주축구전용경기장이 AFC 규정에 맞지 않아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오랜 기간 축구 공식전이 열리지 않았다. 여러 콘서트 대관 이후 잔디가 망가진 상태였다.
AFC는 울산과 광주에 공문을 보냈다. 경고 성격이다. 잔디 관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향후 홈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혹시 모를 ‘대체 경기장’ 제출도 요구했다. 홈 개최권 박탈을 시사한 것이다. 두 팀은 이어질 ACLE에서 홈구장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AFC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만큼 단순히 잘 관리하겠다는 다짐으로는 안 된다. 일각에서는 프로축구연맹이 각 구단 경기장 관리에 관해 엄격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K리그 클럽 라이선스에 잔디 ‘항목’을 넣자는 견해도 있다. 클럽 라이선스는 AFC 클럽 대회 및 K리그 참가 구단이 갖춰야 할 요구 사항과 제반 사항을 규정화해 대회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때마침 프로연맹은 기술위원회 산하에 기술연구그룹(TSG)처럼 시설개선그룹를 꾸렸다. 5인 전원을 천연잔디 전문가로 구성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시설 미비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다만 기준은 주관적이다. AFC도 관계자가 직접 보고 (경기 여부를) 판단한다. 페널티는 홈 개최권 박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장 관리 주체가 구단이 아니어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프로연맹은 제도 보완 뿐 아니라 잔디 품종 개혁 역시 삼성물산연구소와 고민 중이다. 한 관계자는 “한지형 잔디를 심으면서 동시에 고온을 버티는 난지형 잔디를 심는 방법을 실험 중이다. 여름이 되면 한지형 잔디가 죽고 난지형 잔디가 올라오게 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