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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생육의 3대 요소 ‘태양, 바람, 물’을 언급했다. 최 주무관은 “보통 바람과 물이 문제다. 예를 들어 비가 너무 많이 와도 잔디가 적응 못한다. 과거 강릉에도 두 달가까이 장마가 지속했다. 그때 엄청 고생했다”며 “그런 날이 다시 안오리라는 보장이 없어 봄부터 잔디 하체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밀고 단단하게 키우는 방향으로 여름을 대비한다. 망가져도 60~70% 버티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K리그 경기장 잔디가 망가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장기 폭염이다. 최 주무관은 “당연히 영향이 있다. 관수 관리가 중요하다. 우리는 24시간 대기 체제다. 출, 퇴근간 습도 체크하고 물을 3분, 5분 단위로 주는 것 뿐 아니라 퇴근 이후에도 휴대폰으로 관수 시스템을 가동하는 원격 프로그램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아침에 해 뜨고 너무 일찍 물을 주면 뜨거워서 잔디가 탈 수 있다. 나물 데치듯 역효과가 난다”고 덧붙였다.
‘데쳐지는 현상’은 K리그가 열리는 국내 대다수 축구전용경기장이 그렇다. 2002 한·일월드컵에 맞춰 지어진 다수 경기장은 지붕을 둔 돔구장 형태. 겉보기엔 아름답지만 그라운드가 대부분 지하에 놓여 있다. 통풍 등 잔디 생육과 관련한 과학적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채 설계됐다. 최 주무관은 “물은 기계적으로 해결하나 그라운드에 지하에 설계되면 통풍이 안 된다. 한여름 선풍기 틀어도 더운 바람이 나오지 않느냐. 일조도 떨어진다. 기계로 해결해도 자연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잔디 이슈의 발화 지점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유명 가수 콘서트장으로도 활용, 축구 팬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나온다. 최 주무관은 “당연히 사람이 몰려 잔디를 밟으면 악영향을 끼친다. 눌린 상태에서 물을 주면 배수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 각종 행사 거점 구실하는 강릉종합운동장은 어떠할까. 최 주무관은 “일반 체육 행사는 대관하는데 공연 등은 가능하면 받지 않고 있다. 시장께서 관리자 입장을 반영해준다. 프로가 쓰는 축구장은 체육 외 목적으로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주무관은 “망가진 운동장을 보면 (지자체에서) 용역을 많이 줬더라. 용역은 외부 업체가 기간을 두고 일하고 이윤을 남기려고 한다”며 “직영하면 예산을 털어서 더 좋게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축구연맹도 더 관심 기울여야 한다. 경기 당일 경기 감독관께서 체크리스크대로 경기 전, 중, 후 등 물을 주게 하는데 야간 경기는 달리해야 한다. 밤엔 잔디가 알아서 물을 배출한다. 체크리스크대로 하면 논에서 공을 차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프로연맹 차원에서 각 구단 경기장 관리에 관한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최 주무관은 “팬이 축구장에 와서 소리 지르면 뭐 하느냐. 정치권에 계신 분도 (K리그 경기장은) 관심 사항이 아니다. 프로연맹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보완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