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것저것 핑계 대고 싶지 않다”며 “체력적인 문제, 환경적인 문제 등이 물론 있겠지만 이유가 될 수 없다. 상대가 더 절실했다는 이야기를 꺼내기에도 많이 실망스러웠던 경기였고, 제 자신에게 할 말이 없다”고 총평했다.
광주는 이날 슈팅 6개와 유효슈팅 2개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반면 제주는 슈팅 15개와 유효슈팅 6개를 쏟아부었다. 지난 17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7-3 대승을 거뒀던 것과는 정반대의 경기력이었다.
이 감독은 “모든 것은 제 잘못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된 경기를 한 것 같지 않다”며 “감독으로서 많이 창피하다. 왜 벤치에 앉아 있었는지 ‘너는 대체 뭐 하는 놈이냐, 뭐 하는 감독이냐?’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싶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책했다.
다만 파이널B에서 강등 전쟁을 치르게 된 만큼 선수들을 향해 메시지를 꺼내 들었다. 훈련과 경기에서 모두 프로다운 모습으로 반드시 1부리그 생존을 이뤄내자는 메시지다.
이 감독은 “오늘 포항이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강등권 싸움을 해야 한다. 화요일부터 어떻게 훈련하는지 보겠다”며 “절실함이라는 표현은 프로 선수들에게 쓰고 싶지 않다. 우리 선수들한테 프로답게 하자고 한 마디 하고 싶다”고 전했다.
K리그1에서 순위가 하락할 경우 아시아 무대에서의 호성적도 의미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빠르게 잔류를 확정 지어야 ACLE 리그 스테이지 통과에도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우선 김천전을 준비해야 할 거 같다. ACLE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의미가 없다”며 “팀이 강등권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잔류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버릴 수밖에 없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 것이고 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 구단이나 선수들 가치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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