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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켄터키 블루그래스가 깔린 게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군요. 그런데 켄터키 블루그래스가 한국 기후에 맞지 않아서 잔디 관리가 어렵다는 애긴 지금도 나옵니다.
켄터키 블루그래스가 한국 기후에 맞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최근 한국은 동남아시아 기후로 변하고 있습니다. 기온이 점점 높아지고 있죠. 여기에 습기가 많아요. 미국은 고온다습하지 않습니다.
잔디가 어떤 영향을 받는 겁니까.
고온은 잘 관리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다습이에요. 잔디를 관리하는 분들은 한여름 장마철이 가장 힘듭니다. 비가 온 뒤 기온이 높아지면 축구장 잔디는 거대한 스팀기가 됩니다. 사우나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이런 환경에 매우 약합니다. 한여름은 K리그의 시즌 중이기도 해요. 잔디에 큰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죠.
관리 방법이 없는 겁니까.
한여름 장마철에 경기를 치르지 않는 한 피해를 100% 막을 방법은 없어요. 비료량을 조절하고 통기 작업을 철저히 해도 푸른 잔디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순 있죠. 통기 작업을 더 철저히 하는 겁니다.
통기 작업이요?
한국에서 골프장만큼 잔디 관리에 사활을 건 곳은 없어요. 골프장에 답이 있습니다. 골프장에선 다수의 팬을 설치하는 데 익숙해요.
선풍기와 비슷한 기계를 말하는 거군요.
잔디 선풍기로 생각하면 쉬울 거예요. 골프장에서 팬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한여름 잔디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이죠. 팬 구입과 설치에 들어가는 돈을 아끼지 않아요. 그런 골프장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한여름 잔디로 골머리를 앓던 곳이 50% 이상 줄었습니다.
50%나요?
팬은 뜨거운 공기가 한곳에 머물지 않도록 해줘요. 공기의 원활한 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면서 기온을 낮춰줍니다. 팬이 닫는 곳은 1도에서 최대 5도까지 기온이 내려가요. 축구장에서도 팬을 활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축구장에선 팬을 몇 대나 돌려야 하는 겁니까.
축구장 규격이 0.7헥타르(7,140㎡)입니다. 0.1 헥타르당 1대가 좋아요. 7대가 필요한 거죠.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팬을 구입해 활용하면 좋을 거예요. 이동식 팬도 있고요. 축구장에선 보통 골대 앞에 한두 대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팬에 대한 투자와 활용이 한여름 잔디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축구장에서 여러 대의 팬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비용입니다. 또 하나는 비용과 연결되는 문제인데요. 팬에 투자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낍니다. 그 돈을 아껴서 전력 보강에 힘을 싣는 게 낫다는 판단이죠. 축구계는 좋은 성적이 최우선입니다.
골프장이 잔디 관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간단해요. 골프장 잔디가 엉망이면 문을 닫아야할 위기로 이어집니다. 고객이 잔디 상태가 나쁜 골프장을 선택할 이유가 없거든요. 축구장을 찾는 팬들이 잔디 상태에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축구계가 잔디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장 큰 이유죠. 바뀔 겁니다. 그래야 하고요.
월드컵에 10회 연속 진출한 나라이자 아시아 최고를 자부하는 K리그라면 바뀌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잔디는 기본 중의 기본 아닙니까.
올여름 골프장은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잔디는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한여름 팬은 24시간 돌려야 하는 겁니까.
기온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보통 하루 8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좋을 거예요. 잔디 교체 비용이 상당합니다. 축구장에선 골대 주변 등의 잔디를 자주 교체하는 것으로 알아요. 잔디 관리를 소홀히 하면 부분적인 잔디 교체를 피할 수 없는 거죠. 팬에 조금 투자해서 한여름을 잘 보내면 비용 절약이 가능합니다. 두 비용을 비교해보면 알 거예요. 또 팬은 관리만 잘해주면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쓸 수 있습니다. 임대하는 곳도 있고요.
문수가 겪고 있는 문제랑 딱 일맥상통함
그리고 통기 작업 엄청 강조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