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40820063014689
주민규(34·울산)가 흔들리고 있다. 경고음이 요란하더니 급기야 '대형 사고'를 쳤다. 그는 18일 안방인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에서 프로 데뷔 후 첫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과정도 최악이었다. 일곱살 어린 수원FC의 미드필더 이재원이 전반 37분 먼저 도발하며 쓰러뜨렸다. 그 순간 평정심을 잃었다. 주민규는 곧바로 이재원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VAR(비디오판독) '온필드리뷰' 끝에 색깔이 바뀌었다. 레드카드였다. 충돌은 그라운드의 숙명이다. 주민규가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보복'은 절대 피해야 한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주민규의 일탈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더구나 그는 주장 완장을 차고 있었다. 결국 울산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원FC에 1대2로 패하며 '우승 경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요즘 울산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왕조의 시작'인 K리그1 3연패도 장담할 수 없을 지경이다.
주민규의 돌출 행동은 최근 분위기도 반영된 듯 보인다. 그는 한 달 넘게 침묵하고 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골 맛을 본 것은 7월 13일 FC서울전(1대0 승)이었다. 8호골에서 멈춰선 주민규는 2021년과 2023년 거머쥔 득점왕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득점 선두 무고사(인천·13골)와는 5골차로 벌어졌다.
물론 누구나 실수는 한다. '퇴장 하나'로 주민규의 현재를 재단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조규성(26·미트윌란)의 부상이 아니더라도 주민규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첫 여정인 9월 A매치 2연전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왕 '늦게 핀 꽃'이기에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밟았으면 하는 바람의 목소리도 높다. 그것이 주민규 드라마의 완결판이다.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