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술코치입니다. 오랜만에 쓰는 경기리뷰인 것 같네요ㅎㅎ 더 자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제 있었던 수원FC와의 경기는 아쉽게 1-2로 패했지만 개인적으로 희망적인 부분을 많이 본 게임이었습니다. 김판곤 감독 부임 이후 2번째 게임까지 보고 일부러 칼럼을 작성하는 중인데, 첫 2경기에서 보여준 공통적인 장점들 위주로 이번 칼럼 작성했으니 결과와 별개로 김판곤 감독이 보여준 축구의 색깔 위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판곤 감독의 전술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하프스페이스를 어떻게 공략하는지에 대한 것을 포인트로 잡고 분석해보겠습니다!
[오늘의 포인트: 반복된 하프스페이스 공략]
현대 축구에서 하프스페이스 공략은 공격의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입니다. 흔히 센터백과 풀백 사이를 하프스페이스라고 많이 칭하는데, 하프스페이스의 정의 자체를 살펴보면 경기장을 세로로 다섯 부분으로 나누었을때, 2,4번째 공간 전체를 하프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퇴장 전 울산 HD의 공격을 잘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2-3-5 형태를 많이 가져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 처럼 두 센터백 김영권, 황석호 선수를 후방에 두고 (2) 원두재 선수를 중심으로 우측에는 윤일록 선수가 고정, 좌측은 김민우 선수와 보야니치 선수가 번갈아가며 서는 모습이었고 (아주 가끔 장시영과 김민우의 스위치) (3) 전방은 주민규 선수를 중심으로 양쪽 윙이 넓게 벌려서고, 그 사이에 두 미드필더 보야니치(or 김민우), 이규성 선수가 자리했습니다. (5)
(여담이지만... 어제 김민우 선수의 경기력은 좋지않았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기술적인 문제였고 수비 시에 위치선정 실수로 실점을 제공한 것이 큰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기술적인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김민우 선수는 원래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2-3-5를 형성하는 상황에서 보야니치-장시영 선수와 위치를 변경하며 밸런스를 잡아주는데 김민우 선수가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출전했을 때 김민우 선수의 이런 장점을 보면서 관람하시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여기서 울산 HD는 우측면 공격을 우선했습니다. 특히, 우측에서 하프스페이스, 앞서 말했듯이 센터백과 풀백 사이 공간을 여러 선수들이 반복적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기서 균열이 생기면 주저없이 가운데로 공을 투입하는 모습들이 "U자 빌드업"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시로 전반 14분경 울산 HD의 공격전개를 살펴보겠습니다.
0) 2-3-5 형태의 셋업
1-1) 이규성 선수의 하프스페이스 침투
1-2) 공이 투입되지 못하자 이규성 선수가 윙 위치로 벌리고, 김민준 선수가 3의 오른쪽으로 이동
2-1) 윤일록 선수의 하프스페이스 침투
2-2) 공이 투입되지 못하고 최후방까지 다시 정비
3-1) 내려갔던 김민준 선수가 다시 하프스페이스 침투하며 복귀
3-2) 다시 밀려나고 재정비
슈팅이나 위협적인 장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울산 HD가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공격 선택지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후반에도 공격의 중심은 오른쪽이었습니다. 후반은 한 명 부족한 상황에서 어쩔수 없이 선택한 부분들이 있을 것이기에 자세한 분석이 어렵지만,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엄원상 선수의 직선적인 움직임을 중심으로 낮은 크로스 위주의 공격을 1옵션으로 수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골 장면도 오른쪽에서 엄원상 선수가 안쪽으로 드리블을 치면서 순간적으로 3명의 수비가 엄원상 선수 쪽으로 향해 수비의 균열을 만들었고, 결국 루빅손 선수가 노마크 상황이 되며 골까지 이어졌습니다.
전반에서 하프스페이스를 집요하게 노렸던 점과 같이 생각해보면, 엄원상 선수가 우측에 넓게 벌려섰을 때 상대 수비 간격이 넓어지는 것이 강제되고, 벌어진 하프스페이스를 두면 우리 선수들이 공략하고, 인원을 추가해서 채우면 골 장면 처럼 가운데 빈 공간을 공략하는 장면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합하면, 결과는 패배지만, 전후반 보여준 모습들을 봤을 때 김판곤 감독의 공격기조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공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어제 보여준 선수들의 폼이라면 11명이 다 있을때는 좋은 경기력을 쭉 보여줄 것 같습니다.
(루빅손-아라비제-엄원상 2선 조합에 오늘같은 플레이가 아주 잘 어울릴듯!!)
[오늘의 MOM]
루 빅 손
그래도 득점자 ㅎㅎ
후반에 왼쪽 측면 뿐만 아니라 경기장 전체를 휘저으며 팀에 에너지를 준 루빅손 선수를 선정하겠습니다!
여기까지 27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 리뷰였습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감독 교체 후 두 경기를 살펴봤을 때 분명히 차이점이 보이고, 그 차이점이 긍정적인 방향인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김판곤 감독과 함께 남은 경기 잘 치르고 꼭 우승하는 모습 보고싶습니다ㅎㅎ
(전승하면 산술적으로 우승임)
오늘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다음에 더 좋은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