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는 건 기대도 안 하고, 야구로 속죄하겠다는 말은 안 해야죠. 제가 남들한테 박탈감 줘 놓고, 제가 좋아서 하는 일로 속죄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가슴을 찌르는 말이다.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 속죄를 한다면서, 그 방법을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로 정한다. 축구로 보답하겠다, 야구로 보답하겠다 등등. 길창주의 말 대로, 이건 속죄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어가는 것 뿐이다. 이건 자신에게 좋은 일이다. 상대를 위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한다면 박탈감만 더욱 커질 뿐이다.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제가 제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용서받는 방법 중 가장 잘못된 방법, 그것도 '정석'을 가지고 나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용서를 구한다고 한다. 개인 욕심을 채우는 방법을 용서를 구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더 높은 자리에 갔고,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더 큰 특권을 누리는데, 이게 어떻게 속죄가 되고 반성이 되는가. 이런 방법으로 어떻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겠나. 박탈감만 더욱 커질 뿐이다.
"개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점이 내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도전하게 된 중요한 내적 동기였습니다. 내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분이 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이게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습니다."
한국 축구 발전이라는 거대 담론을 제시하면서 물타기 하지 마시라. 개인 욕심이 맞다. 홍 감독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건, 누가 결정했는가. 본인이다. "대표팀 감독 하지 않겠다", "이임생 이사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몇 시간 뒤에 이 이사를 만났고,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축구 팬들이 이를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 개인 욕심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 되는 장면이다. 개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축구는 팀 스포츠입니다. 각자의 이기심을 접고 희생과 헌신이 모이면 위기는 기회로 전환됩니다."
선수들에게 이기심을 접으라고 말한 것인가. 감독이 이기심을 가지고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강탈했는데, K리그의 뒤통수를 때렸고,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면접 없이 프리 패스로 대표팀에 이기적으로 왔는데, 선수들에게 이기심을 접으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이런 감독이 수장으로 있는 대표팀, 붕괴가 예견되는 대표팀이다.
"지금 비판들은 우리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들이다. 이런 마음들을 우리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항상 겸손하게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나가겠다."
선수들은 무슨 죄인가. 왜 감독의 욕심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표팀에서 뛰어야 하는가. 왜 감독의 욕심으로 매 순간 논란이 커지는 대표팀에서 뛰어야 하는가. 왜 감독의 욕심으로 생긴 비판을 모두가 나눠야 하는가.
https://v.daum.net/v/20240731070008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