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에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프런트 맘에 안 드는 선수들을 차기 감독 부임이 확정되기 전에 쳐낼 생각이 아니었나 싶어요
일단 신임 감독이 정해지고 나면 팀/선수에 대해 파악할 것이고 나름의 플랜을 세울테니 그때부턴 김광국 마음대로 누굴 빼고 넣고 할 수가 없을테니까요
오늘 나온 썰들을 종합하여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원두재-이태석 트레이드에 대해 울산팬들이 이 정도로 분노할 줄 프런트가 몰랐고 그래서 이 반응에 긴급회의까지 소집(또는 소집하는 척)했다는 겁니다. 얼마나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있기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가요
1. 왜 원두재를 내보려고 했는가? 정우영이 있잖아
2. 왜 이태석을 영입하려고 했는가? 이명재와의 재계약이 불발되면 심상민과 조현택만으로는 어렵다
굳이 추정해본다면 아마 이런 생각이었겠죠? 저 두 가정에 대한 반박을 해보죠
1. 우리가 리그만 준비합니까? 아챔, FA컵, 클월까지 병행해야 하는 판인데 정우영이 무슨 기계나 철인입니까? 더구나 35세의 노장이기까지 합니다. 당연히 그 짐을 골고루 나눠질 경쟁 자원이 필요하죠. 그게 원두재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정우영을 대신하여 우리 팀의 허리를 책임질 주축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축알못이라도 그렇지, 이 팀을 운영해온 게 몇 년인데 이것도 모릅니까?
2. 이게 더 괘씸합니다. 결국 이명재를 잡을 생각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의 말이잖습니까? 이명재의 나이 31세입니다. 큰 부상 경력이 없는 선수라서 관리만 잘해준다면 앞으로도 2~3년 정도는 무리없이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더구나 울산 원클럽맨이잖아요. 우리도 잘 나가던 시절의 전북처럼 감독이 아니라 팀 자체를 사랑하는, 그 팀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팀에 문화와 전통도 생기고 결속력도 단단해지죠
그런데 오랫동안 팀을 지키며 헌신한 선수들의 공로를 이따위로 취급하는 팀에 누가 오고 싶겠으며 또 남고 싶겠습니까? 이러고도 왕조 건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거짓말이 팬들 상대로 나옵니까?
팬들이 화나는 건 바로 이 지점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팬들의 격렬한 반발에 트레이드 건을 멈췄다는 것 자체가 프런트 당신네가 이번 건을 정확한 플랜과 확신도 없이 추진했다는 방증밖에는 안 됩니다. 정말 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여겼다면 공홈이나 여기 울티를 통해서라도 해명하고 설득하여 일을 마무리지으려고 했겠죠. 그런데 팬들의 반응에는 묵묵부답하면서 또 여론은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는지 이야기를 중단시킨 상태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가불기를 만든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프런트 당신들입니다. 신뢰가 깨지건 말건 욕을 먹든 말든 이런 일 하나 다부지게 준비하지 못한 당신네가 치러야할 대가이니 겸허히 겪어내고 이 일 바로잡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