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리뷰/분석
2020.09.07 17:38

설영우가 왼쪽 윙어로 나오지 않는 이유

URL 복사 (*.35.110.235) 조회 수 343 추천수 21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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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 대표 상헌맘으로서 '왜 이상헌? 왜 안 설영우?' 얘기가 지긋지긋해서 적긴 하는데

움짤도 파일 크기 맞추기 귀찮아서 저퀄로 뽑았고

글도 공들여서 쓸 건 아니라서 칼럼탭 아닌 자유탭

 

사실 투머치싸커 다음 편이랑 광주전 리뷰에 쓸수도 있는 이야기를 끌어다 쓰는 거니까

나중에 본편나왔을 때 기시감 느끼지 말아주세연

 

 

 

 

가장 먼저 설명할 것은 포지션/포메이션에 대한 이야기임

현대축구는 가면 갈수록 포지션이나 포메이션이 그냥 형식일 뿐인 흐름으로 가고 있음

예를 들어 지금의 울산.

어제 경기 4-2-3-1로 나왔는데, 지금까지 주로 썼던 4-1-4-1이랑 차이점 확실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원 볼란테, 더블 볼란테, 정삼각형 중원, 역삼각형 중원, 이런 것들이 현대 축구에서는 생각보다 허상같은 개념임

선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그 형태를 유지하면서 뛰지 않기 때문임

어제 경기만 봐도, 신진호가 공미, 윤빛가람-원두재 더블 볼란테로 선발 라인업에는 나와있었는데

신진호가 내려와서 빌드업하고 윤빛가람이 공미 자리에 올라가는 장면도 있었고, (신진호-원두재 더블 볼란테, 윤빛가람 공미)

원두재가 혼자 후방에 남아있고 윤빛가람, 신진호는 전진해있는 장면도 있었음. (원두재 원 볼란테, 역삼각형 중원 = 4-1-4-1 포메이션)

 

이처럼 현대축구에는 스위칭도 굉장히 보편적인 부분전술이고, 선수들의 역할이 포지션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포메이션이나 포지션에 얽매인 전술 설명로는 이게 이거다 라고 딱 떨어지게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음.

 

그럼 뭘 보고 전술을 파악해야 할까?

포지션이 아니라, 선수의 성향과 그 성향에 맞춰 부여된 역할에 따라 파악해야 함.

예를 들어 울산의 오른쪽 윙 포지션. 그 자리에 이청용이 나올 때와 김인성이 나올 때는 기대하는 장면이 전혀 다름.

이청용은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중앙을 넘나들 테고, 김인성은 보다 직선적으로 움직일 테지.

그럼 그 주위에 있는 선수들은? 중앙 미드필더는? 최전방 공격수는?

그런 퍼즐들을 짜맞춰서 큰 그림을 봐야 하는 게 요즈음의 축구 전술인 거 같음.

 

자, 그러면 본론으로 돌아와서, 왜 이상헌이어야 하고, 왜 박정인이어야 하나? 왜 설영우면 안되나?

선수의 성향을 봐야 함. 대부분이 알고 있겠지만 이상헌과 박정인은 원래 포지션이 중앙인 선수들임.

이상헌은 중앙에서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뛰면서 하프 스페이스 침투로 2선 중앙 공간 창출에 기여하는 스타일임. 그리고 역습 상황처럼 상대 수비 블록이 덜 완성돼서 공간이 있을 때는, 드리블로 상대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는 성향이고.

박정인은 뭐, 같은 자리에서 섀도 스트라이커 롤로 비슷한 역할이지만 이상헌에 비해: 드리블보다는 침투, 수비 전환시 왕성한 압박을 특징이나 성향으로 보여줬던 선수지.

 

그에 비해 설영우는? 왼쪽 윙어로 출전했을 때 설영우는 어떤 스타일일까?

아래는 설영우가 왼쪽 윙으로 선발 출전했던 대구전, 강원전 장면들임

 

Honeycam 2020-09-07 16-30-26.gif

왼쪽 측면 빌드업 장면. 터치라인을 밟고 서있는 설영우

Honeycam 2020-09-07 16-37-21.gif

움짤의 마지막 부분에서, 왼쪽 터치라인 근처에 서있다가 뛰어내려가는 선수가 설영우

 

 

측면공간에서 공 받아서 박주호에게 연결하는 설영우. 이 때 박주호에게 주어진 공간은 매우 좁음.

 

박주호가 얼리 크로스를 올릴 때, 그 앞에서 뛰는 설영우의 위치는 역시 측면

 

설영우는 측면쪽으로 뛰고, 중앙의 신진호가 와서 공을 받음

 

이번에도 터치라인 근처에서 공을 받는 설영우

 

 

 

왼쪽 공격 전개시에 설영우의 포지셔닝을 눈여겨서 보셈 터치라인을 밟고 있음

설영우는 대부분의 장면 진짜 열 번이면 아홉 번 정도를 저런식으로 뜀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설영우는 측면지향적인 선수임.

이 성향은 선수가 중앙에 있든 측면에 있든 크게 달라지지 않음.

설영우를 투톱으로 써도 아마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을 더 자주 보일걸?

 

지금에야 머릿속에서 다 세탁돼서 설영우=에이스! 가 됐지만

저 경기들 당시에는 우리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남?

"영우 윙에 세우니까 왜케 무색무취하냐? 잘 안보임;" 이런 평이 많았음.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상암원정 서울전 생각해보셈 전반전에 정훈성이 박주호랑 교체되고, 왼쪽 풀백이던 영우가 오른쪽 윙에 올라가서 뛰었는데

영우 오른쪽 윙에서 플레이 기억 남는 사람 있음? 인상 깊었던 장면 있는 사람?

 

왜 그럴까? 우리한테는 영우랑 비슷한 성향이면서 훨씬 특색 강한 윙어가 있음. 김인성 이야기임.

같은 오른발잡이에 같은 측면지향적인 측면자원.

윙어로 뛸 때 영우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 김인성 하위호환이라고 볼 수 있음.

존나 창의적인 축구도사 이청용이나 존나 빠른 슈퍼소닉 김인성을 보다가 꼬꼬마 윙어를 보니 성에 찰 턱이 있나.

 

 

 

어쨌든 그럼 이번에 광주전 이야기, 그 이전 서울전 이야기, 성남전 이야기를 해보자.

왜 설영우가 아니라 이상헌, 박정인이었나.

김도훈 감독이 왼쪽 윙어 자리에 중앙 지향적인 선수를 기용하고 싶었기 때문임.

홍철을 최대한 공격적으로 쓰고 싶었겠지.

그게 김도훈 감독이 생각했던 버스 수비 파훼법이었던 거임.

상암원정에서 터졌던 골처럼 김인성-박주호 조합으로

김인성이 측면 벌리고 미드필더 놀이하던 박주호가 그 사이 공간으로 침투해서 공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지만

그것보다는 윙어가 중앙으로 좁히고 풀백이 더 넓은 공간에서 윙백처럼 올라와서 크로스 올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했던 거지.

그게 뭔 차이냐고?

 

두 장면을 구분동작으로 생각해봐

1. 윙어가 측면으로 벌린다 / 풀백이 그 사이공간으로 올라와 크로스 올린다

이 장면에서는 윙어가 측면으로 벌린다에서 공격적인 뭔가를 바라기가 힘들어. 결국 공격은 뒷 동작에서 이뤄지는 거지.

그러니까 이 장면에서 윙어는 그냥 중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측면에 빠져있는, 보조적인 역할이야.

 

2. 윙어가 중앙으로 파고든다 / 풀백이 측면으로 올라와 크로스 올린다

이 장면에서는 윙어가 중앙으로 파고든 장면도 공격적이야. 그리고 그게 안되면 측면으로 빼서 크로스라는 2차 공격까지 할 수 있는 거야.

 

게다가 지금 김도훈 감독이 쓰고 싶은게 홍철이잖아.

홍철은 1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2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오른쪽의 김태환처럼

 

그러니까 설영우가 나오질 못하고 있는겨.

차라리 나올 거였으면 지난 서울전에 나왔어야지. 박주호 선발이었잖아.

근데 그 때는 또 다른 전술 운용이 필요했다고. 서울이 라인 끌어올리고 나댈거니까

뒷공간 파고들 박정인이 더 쓰고 싶었던 거지.

결과가 어땠든 선택 과정은 이럴 거다 이말이야.

 

근데 설영우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과연 더 나았을까?

 

일단 설영우는 측면에서 직선적으로 움직였을 거야.

그럼 홍철이 할 수 있는 건 얼리크로스나, 박주호처럼 미드필더 놀이를 하거나. 뭐 그런 거였겠지

근데 우린 어제 홍철 패스미스 나는 것도 봤잖아? 미드필더 놀이가 될까?

 

그리고 그럼, 2선에 왼쪽 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 그러니까 하프 스페이스 쪽은 누가 공략해?

홍철이 그쪽으로 무사히 올라오지 못한다면

그 공간은 또 신진호가 개처럼 뛰면서 커버해야 해.

신캡 불쌍하지도 않니...?

 

 

설영우가 보여줄 수 있는 측면에서 보조적인 역할, 터치라인 밟고 서서 상대 수비 벌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설영우의 성향과 실력에 맞물려서 충분히 안정적인 카드이긴 해.

하지만 광주나 성남처럼 내려서는 수비 상대로는 안정적인 것만으론 부족해.

측면에서 볼 가지고 안정적으로 있는 것보다, 도전적으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상대 중앙을 흔들어줘야 주니오한테도 기회가 난다구.

(물론 어제 경기에서 광주는 내려서지 않아서 문제였지만, 경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밀고 나올줄 알았던 사람 아무도 없잖아? 김도훈 감독도 내려설 줄 알고 굳이 이상헌을 쓴거란 소리야)

 

이래서 김도훈 감독이 설영우한테 더 과감하게 플레이하기를 주문하는 거야. 안쪽으로 파고들고 도전적으로 하라고.

근데 그게 선수 성향이라,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우니까 좀더 적합해보이는 성향의 선수들을 쓰는 거지.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뭐 이런 이유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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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부활좀 2020.09.07 17:43 (*.161.236.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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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치 2020.09.07 18:10 (*.35.11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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