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2일. 홍명보 당시 대한축구협회(KFA) 이사는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시작된 KFA 2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했다.
홍명보는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 상태였다. 지도자를 할 생각이었다면 3급 지도자 자격증부터 따야 했다. 3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면 유소년이나 초등학교 축구교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었다.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려면 3급을 따고 2년이 지나야 했다. 하지만, 홍명보에겐 예외 조항이 적용됐다. KFA는 국가대표팀에서 A매치 20경기 이상을 소화하거나 K리그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경력자들에 한해서는 3급 지도자 자격증 없이 바로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했다.
KFA는 당시 “지휘권을 갖지 않는 보조 지도자 역할이기 때문에 홍명보 코치의 1급 자격증 취득 여부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도자 경력이라곤 지도자 수업 3주뿐이었던 홍명보는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홍명보는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2006 독일 월드컵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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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는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달리 면접을 치르지 않았다. 다른 감독 후보들은 PPT 발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상대들에 대한 계획, 전략 등의 평가를 거쳤다.
KFA는 면접조차 치르지 않은 홍명보에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홍명보가 버린 건 자신이 아닌 울산이다. 울산은 3년 재계약을 맺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감독을 KFA에 내어주면서 상처만 남겼다. 위약금 같은 건 논의는커녕 고려조차 없었다. 홍명보 역시 밤샘 고민 속 울산은 존재하지 않았다.
KFA는 공정한가. 홍명보는 당당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