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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를 포기하고 '입축구'를 하는 소위 국가대표 출신들도 '정치'가 우선이다. 일부지만 그들이 지지한 외국인 후보가 감독이 안되면 '부조리'를 지적할 뿐이다. 이름뿐인 자칭 '축구 전문가'라는 이들은 그저 부화뇌동이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과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실패 후 그는 단 한 번도 힘들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날은 달랐다. '만년 2위' 울산 HD에 17년 만의 우승을 선물했다. 이듬해에는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다. 하지만 팬들은 중도하차에 '돌'을 던질 뿐이다. 그래도 "죄송한다"고 연신 고개를 숙인다.
10년의 시간이 교차했다. 홍 감독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운 시기가 2014년 월드컵이 끝난 뒤였다. 솔직한 심정은 대표팀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알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홍 감독은 "이임생 위원장이 집앞에 찾아왔다. 2~3시간 기다린 위원장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때 처음 이 위원장을 만났다"고 했다. 마음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KFA가 발표한 '기술 철학' 때문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이 내게 'MIK(Made in Korea)' 기술 철학을 얘기했다. 물론 나도 MIK를 발표할 때 충분히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예전에 행정을 하면서 그 일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행정이라는 건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실행이다. 실행하는 데엔 현장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 안에서도 누가 과연 실행하는 게 좋냐면 A대표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홍 감독은 그 자리에선 결정하지 못했다. 밤새 고민했고, 솔직히 두려웠단다. 그러나 홍 감독은 "결과적으로는 내 안에 있는 뭔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 실패를 했던 그 과정과 그 후 일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지만 반대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팀을 정말로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2014년 홍명보와 2024년 홍명보은 어떤 그림일까.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때는 경험도 부족했고,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10년 전보다는 K리그 경험도 많이 하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좋았던 시간이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 한다. 한국 대표팀이 많은 좋은 선수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게 가장 중요한가 생각하면 그 재능을 어디 위에 올려놓는가에 따라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재능을 헌신이나 희생 위에 올려놓으면 어마어마한 힘을 가질 것이다. 이기주의에 올려놓으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얼마나 신뢰관계를 쌓느냐가 중요하다."
울산 팬들에게는 사과 뿐이다. "너무 죄송했다. 그동안 너무 좋았었는데,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시기가 오겠지만 이런 작별은 원치 않았지만 나의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울산 팬들에게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협회에서 일을 마치고 울산을 선택했을 때 개인만을 위해서 선택했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와 팬, 축구만을 생각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좋았다. 오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야유로 나왔는데 거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시 한번 울산 팬들, 처용전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
홍 감독의 울산 시간은 광주전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