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은 그라운드에서 현실화했다. 울산 선수들은 전반전부터 좀처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물론 울산이 흔들리기만 한 건 아니다. 전반전 중반 주민규의 헤더 등 골에 가까운 장면도 여럿 있었다.
광주 골키퍼 김경민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겠지만, 울산의 경기력이 예전만 못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구단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원래 당초 구단은 주말인 13일 열리는 FC서울과의 23라운드 홈 경기까지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생각이었다. 이 경기를 홍 감독의 '고별전'으로 치르려고 했다.
그러나 광주전 분위기를 본 구단은 홍 감독과 더 일찍 이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기 전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시즌 중 떠나는 홍 감독을 향해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거짓말쟁이 런명보' 등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고, 크게 야유도 했다.
울산에 17년 만의 우승컵, 그리고 리그 2연패의 큰 선물을 안겼던 홍 감독으로서는 다소 섭섭하게 느낄 수 있는 광경이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기술지역 쪽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지시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서포터스석 쪽으로 가 인사를 할 때, 홍 감독은 멀찌감치 뒤에 있었다.
울산 관계자는 홍 감독과의 이별 시점을 당기는 것에 대해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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