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관계상 여러 질문이 오갈 수는 없었다. 마지막 질문으로 “경기 후 울산 팬들로부터 야유가 나왔다. 지난 주까지 응원을 받았는데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때야 홍명보 감독이 ‘처음’ 울산 팬들을 언급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제야 “너무 죄송했다. 이렇게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치 않았다. 그 동안 너무 좋았었는데 나의 실수로 인해서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우리 울산 팬들에게 죄송하다. 내가 드릴 말씀이 없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오늘은 야유가 바뀌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이 질문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홍명보 감독은 울산 팬들에 대한 사과도 없이 기자회견을 끝낼 뻔했다. 통상적으로 기자회견이 마무리되면 취재진과 감독 사이에 “고생했다”는 인사가 오간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을 끝내고 자리를 떠 문을 열고 퇴장할 때까지 50여 명의 취재진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이 모습을 아무 말 없이 지켜만 봤다. 홍명보 감독은 이제 대한민국 최상위 팀인 국가대표 감독에 복귀한다. ‘원팀’을 강조하던 홍명보 감독은 떠날 때가 되니 울산을 ‘원 팀’이 아닌 ‘남의 팀’ 보듯했다. 명색이 한국 축구의 ‘보스’라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이 정도였나. 홍명보 감독이 던진 유행어가 생각난다. ‘이게 리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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