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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건 '마지막 도전'이라는 키워드였다. 홍 감독은 "10년 전 실패했던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대표팀을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결심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는 나를 버렸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며 "그게 내가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꾼 이유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가 전력강화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이 총괄이사를) 만난 거지 그 시스템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분노한 팬들을 향해선 담담히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이렇게 작별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나의 실수로 이렇게 떠나게 돼 너무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응원이었던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나왔는데 그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고 말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피노키홍" "거짓말쟁이 런명보" "축협의 개MB" "'명'청한 행'보'" "Where is 의리"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등을 적은 걸개를 내걸며 홍 감독을 향한 적개심을 가감없이 내비쳤다. 경기 카운트 다운 직전엔 "정몽규(축구협회장) 나가"와 "홍명보 나가"를 수차례 외친 뒤 "우~"하며 야유를 퍼부었다. 또 경기장 한편엔 "'주'저하지 말고 '호'기롭게 나아가" "용기있는 박주호" 등의 걸개를 걸어 전력강화위원회 실상을 폭로한 박주호 해설위원을 응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