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보면 홍 감독의 선임 자체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 KFA 축구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감독, 코치 등의 선임)에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했을 경우, 해당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시 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직 감독 빼오기’가 언제든 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K리그 현직 지도자가 시즌 중 대표팀으로 옮기는 일은 흔치 않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홍 감독도 이를 가장 걱정했다. KFA 역시 똑같은 우려 때문에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가 마지막까지 와서야 ‘홍명보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침 정몽규 KFA 회장도 5일 천안종합축구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깜짝 선임’을 예고했다.
홍 감독의 정확한 계약조건은 논의되지 않았으나, 최소 본선 진출을 염두에 둔 2026북중미월드컵까지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선 2027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아시안컵까지도 가능하다. KFA는 월드컵 과정을 아시안컵까지 이어가기 위해 대표팀 차기 감독에게 3년 이상 임기를 보장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