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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 누구나 알만한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울산 로컬보이가 진짜 감사드리는 분은 누군가요?
"로비의 병수 아저씨, 정확한 성함이 뭐죠? 아, 김병수 주임님. 전 보통 병수 아저씨라고 불러서. 그분은 제가 중학교 1학년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계셨어요. 10년 넘은 인연이죠. 제가 중1 때 완전 빡빡이에 엄청 조그만 애였거든요. 중학교 졸업할 때 158cm였으니까 중1때는 진짜 작았죠. 그래서인지 절 엄청 귀여워하시고 예뻐하셨어요. 그분은 부산분이셔서 우리 둘이 이야기하면 '찐' 경상도 사람의 대화죠. 너무 편해요. 클럽하우스에 아예 살았으니까 1층 맨날 내려가서 주임님과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울산대 가면서 잠깐 떨어졌다가 프로가 되어 복귀했을 때 누구보다 반겨준 분이셨고요. 지금은 개인적으로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됐어요. 대표팀 뽑히면 축하한다고 전화도 주시고요. 아버지 같은 분이어서 아마 외국 가면 제일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어차피 연락은 해 왔으니까 세르비아에서도 전화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나중에 아저씨 뵙기 위해서라도 클럽하우스 놀러 와야겠다."
- 한 마디 할 때마다 같은 건물에서 오래 살았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데요. 구단 밥은 중1 때 그대로인가요?
"아, 그건 할 얘기가 있죠. 유소년과 프로 사이에 칸막이가 있고 메뉴가 조금 다르거든요. 유소년 반찬도 영양이나 맛이나 충분하긴 한데 그래도 프로와는 달라요. 저희가 쭈꾸미 반찬으로 맛있다고 밥 먹으려고 하면 칸막이 너머에서 치이이익 하는 소리가 나요. 고기 굽는 소리요. 그 소리와 냄새만 즐기면서 식사할 때마다 꿈을 키웠어요. 내가 꼭 프로가 되겠다. 칸막이 저쪽에서 고기 굽는 사람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