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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설영우와 절친한 관계였던 엄원상의 심정은 어땠을까.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엄원상은 쿨하게 절친을 떠나보냈다.
눈가가 촉촉해진 것 같다고 말하자 엄원상은 "행복하다. 날 괴롭히는 사람이 떠나서 행복하다"라고 웃으면서 "장난이고, 개인적으로는 영우가 (유럽에) 가서 축구인으로서, 또 축구 팬으로서 되게 좋게 생각하고 있다. 영우가 정말 잘하는 선수니까 가서도 잘 할 거라고 믿는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팀에 좋은 자원이었던 선수여서 가는 게 많이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약간 기쁘기도 하고 뭔가 애매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고 복잡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제 설영우 없이 엄원상이 측면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해 엄원상은 "개인적으로 지금 팀에서 친구가 영우밖에 없었어서 더 많이 아쉬운 것 같다"라며 "내가 울산에 처음 왔을 때부터 영우가 되게 잘 챙겨주기도 했고, 적응을 많이 도와주기도 했던 친구였다"고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가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친구로서 영우가 되게 잘 할 거라고 믿고 있고, 또 가서도 잘 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나도 많이 응원하고 있겠다"라고 친구를 응원했다.
경기 후 따로 나눈 대화는 없었다고 했다. 엄원상은 "그냥 잘 가라고 했고, 영우도 별 말 없었다. 사실 친한 친구는 원래 같이 있어도 별 말이 없는 그런 관계지 않나"라며 "아픈 와중에도 계속 팀에 어떤 게 많이 도움이 될지 이런 걸 내게 물어봤기 때문에 좀 많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이렇게 된 이상 영우도 마음 편하게 잘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엄원상은 "여러 말을 해주고 싶긴 한데 영우가 항상 나한테도 그랬고, 아시안게임 때나 항상 얘기했던 게 영우의 꿈이 유럽 진출이었다. 영우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에 대해 되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좀 더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영우가 스스로 얘기 했었는데 그렇게 된 거에 대해 축하하고 싶다. 그냥 잘 가라고, 원래 잘하는 친구니까 별 말은 안 하겠다"라며 절친답게 쿨하게 친구를 떠나보냈다.